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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브르타뉴에 내리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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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는 늘 비가 내린다. 

비의 고장인 북부 프랑스와 차이가 있다면, 북부 프랑스는 보슬비로 살살 거의 온종일 내리는 반면, 브르타뉴는 세찬 빗줄기로 소나기처럼 쏟아진다는 것이다. ㅠㅠ

빗줄기가 굵은 만큼, 비가 그치면 구름이 썩 물러나면서 파란 하늘이 펼쳐진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다가 단번에 걷히곤 하니, 브르타뉴는 무지개의 지방이기도 하다.

태어나서 무지개를 그렇게 많이 보기는 브르타뉴에서 처음이다. 

초기에는 무지개가 뜰 때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펄쩍거리며 좋아했는데, 계속 반복되니 무지개가 떠도 그러려니 할 만큼 담담해졌다. 

그만큼 그곳은 비가 그치기 무섭게 활짝 갤 때가 많다. 

그러다가 언제 날이 개었나 싶게 바로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오기도 하니, 갰다고 너무 좋아할 일은 아니다.



브르타뉴 지방에서 비를 만났을 때, 비가 완전히 그치길 기다리는 것 역시 바보 같은 짓이다. 

물론, 소낙비는 잠시 피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어느 정도 빗줄기가 잦아들면, 가던 길을 재촉하는 편이 낫다. 

비가 더 굵어질 수도 있지만, 곧 멈출 수도 있고, 운이 있다면 집에 도착하기 전에 구름 사이로 쨍하고 얼굴을 내미는 해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언제든 비가 쏟아질 수 있으니, 브르타뉴에서는 스웨터나 스카프를 가지고 다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우산을 챙기는 것이다. 

잠깐 내리다 개기도 하니, 작고 가벼운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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