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여행중 메모

여행기념품, 벼룩시장에서 장만하세요!

반응형

나는 여행을 할 때마다 기회가 된다면, 그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벼룩시장에 꼭 가는 편이다.

우리와 다른 문화를 지니고 있는 나라의 낯선 물건들을 보는 재미가 즐겁다.

무엇에 쓰는 물건이냐고 묻기도 하고, 설명을 듣고 관심이 가는 것은 사기도 하고, 여의치 않은 것은 사진에 담기도 하면서 벼룩시장을 둘러보는 건 재밌다. 

여기는 프랑스의 '렌'(Rennes) 옆에 있는 '생자크들라랑드'(Saint-Jacques-de la-Lande)라는 작은 마을에서 열린 벼룩시장이다.

프랑스에서는 추운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벼룩시장이 시작된다.

이날은 겨울이 막 지난 어느 이른 봄이었다.

마을에 있는 큰 시민운동장 둘레에 펼쳐진 벼룩시장에 주민들이 안 쓰는 물건들을 그득그득 들고 나왔다.

옛날 유학을 할 때는 벼룩시장에 나온 이런 책들을 꼭 뒤적였었다.

눈을 부릅뜨고 헌 책들을 뒤적이노라면, 관심 있는 테마의 좋은 책들을 고를 수 있었다.

그러나 여행을 다니면서 책들은 절대로 뒤적이지 않는다.

책은 무거워 여행객의 짐에는 늘 부담스럽다.

그저 멀리서, 어떤 책이 있나? 슬쩍 보는 정도에서 헌 책들을 본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는데도 사람들이 엄청 많다.

마을 주민들이 거의 다 나온듯 하다.

프랑스에서는 마을마다 대부분 일년에 한번 일정한 날을 정해 벼룩시장을 연다.

그런 날은 창고를 정리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마을 사람들과 서로 정을 나누는 특별한 마을 행사날이기도 하다.

내가 벼룩시장에서 가장 흥미를 갖는 물건은 어르신들이 가지고 온 것들이다.

연세 지긋한 분들의 물건들 틈에는 젊었을 때부터 아끼며 간직해온 아름다운 소품들이 정말 많다.

지금도 좋아하고 있는 '프로방스 도자기 매미'와 '빗자루를 타고 있는 마녀인형'은 이 벼룩시장의 한 할머니로부터 산 것이다.

알뜰한 주부라면, 벼룩시장에서 아이들 장난감과 옷들을 사는 것도 좋겠다.

젊은 여성들의 물건들 속에는 늘 어린이들을 위한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벼룩시장에서는 지인들을 위한 기념품을 장만하기도 좋다.

프랑스 사람들이 옛날에 사용했던 골동품 같은 생활용품 속에는 선물로 주면 아주 좋아할 것들이 많다.

어머니를 위한 예쁜 주물 냄비받침과 여행을 할 때마다 티스푼을 기념품으로 사는 동생을 위해, 도시 문장이 새겨진 은제 티스푼들을 싸게 산 것은 순전히 벼룩시장 덕분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