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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여행중 메모

문화재를 지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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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화재들은 그냥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건 아닌가보다.

여행을 다니면서 문화재를 아름답게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계신 분들을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그런 장면을 만날 때마다 사진을 찍곤 했었다.

이 장면은 지난 봄, 공주 공산성에서 본 공사현장 모습이다.

공산성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아름다운 산성이다.

아름다운 자태를 잘 간직하고 있고, 복원도 무척 잘 해 놓았다.

21세기에는 문화유적을 관리하는 우리나라의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다는 걸 공산성을 둘러 보면서 했다. 

아주 잘 정리되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산성안 곳곳에 크고 작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공사가 다 마무리되면 더 얼마나 멋있어질지 다시 꼭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유적지였다.

이 사진은 경주의 월지(옛 안압지) 둘레 산책로에서 찍은 것이다.

월지를 방문한 초여름, 둘레 산책로에서는 작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무슨 연유인지 나무들 사이에 밧줄을 걸고 계셨다.

어쩜, 정해진 산책로를 이용하지 않는 너무 많은 관광객들 때문에 월지의 정원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줄을 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월지는 걷기 좋게 바닥에 깔개를 잘 깔아놓았다.

정해진 깔개 위로만 걷는다면, 아무 문제 없이 쾌적하게 산책을 할 수 있을 텐데... 관광객들의 문화재를 대하는 태도가 좀더 성숙할 필요가 있겠다.

아무튼 여름으로 치닫고 있는 6월, 땀을 뻘뻘 흘리며 애쓰시는 분들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다.

이 아름다운 서구적인(!) 풍경은 바로 스코틀랜드의 로슬린 예배당(Rosslyn Chapel)의 모습이다.

내가 이 예배당을 방문했을 때는 몇년 전이었는데, 외벽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이 성당은 1950년, 허물어져내린 벽을 시멘트로 발랐다고 한다.

그걸 긁어내는 작업을 1995년부터 진행해 계속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복원이 끝난다면, 로슬린 채플의 완벽한 아름다운 모습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방문했을 땐 벽 한면에 드리운 철책 위에서 복원작업을 하고 있는 학예사들을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얼마나 진행했을지 궁금하다. 

어떨 때는 문화재보다 문화재를 돌보는 분들의 애쓰시는 모습이 더 숙연하고 감동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분들의 노력과 땀이 문화재를 500년을, 1000년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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