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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프랑스 목초지의 울타리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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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브르타뉴 지역의 농촌을 여행하다 보면, 방풍림으로 둘러싸인 목초지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곡식과 채소가 자라는 밭이나 소와 양들을 방목하는 풀밭 둘레에는 어김없이 키 큰 나무들로 울타리가 쳐져 있다. 


그래서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는 브르타뉴의 목초지는 멀리서 보면 거대한 숲처럼 보인다.


울타리 나무들 사이로는 작은 오솔길들이 이어지고, 키큰 나무들로 두텁게 그늘이 드리워진 오솔길은 오늘날에는 걷기 좋은 둘레길로 계발되어,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의 전원적인 풍경을 느끼기 위해 그 길 위를 걷는다. 

나도 이런 울타리 나무들이 총총 이어져 있는 농촌의 둘레길을 참 많이 걸었다. 

비가 온 뒤에는 고인 빗물로 흙탕길을 걸어야 했지만, 짙게 드리운 그늘 덕을 더 많이 보았다. 


위 사진은 밀인지, 보리인지 이름을 알 수 없는 곡식의 새순이 양탄자처럼 펼쳐져 있는 봄날의 풍경이다.

이런 계절에는 울타리 나무에도 연두빛 새잎들이 달린다.


또 브르타뉴 들판에는 휴경지인지, 가축을 위한 풀밭인지, 알 수 없는 곡식을 심지 않은 이런 너른 밭들이 꼭 있다.

그것이 무엇이건  땅을 쉬도록 해주는 그들의 넉넉함이 부럽다.

모두 국토가 넓고 평야가 많기에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울타리 나무들은 하나같이 신기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들은 몸통만 길게 남기고 주변 가지들은 모두 단정하게 가지치기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하도 신기해 그 이유를 알아보니, 이런 가지치기는 옛날부터 브르타뉴 목초지 나무 울타리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한다. 

나무를 몸통만 남기고 잔 가지들을 치는 이유는 순전히 경제적인 가치 때문이었는데, 난방을 위한 장작이나 빵을 굽는 연료로 몸통이 큰 나무가 유용해서였다고 한다. 

하지만 더 이상 나무가 경제적인 가치가 없는 오늘날에도 울타리 나무들을 여전히 옛날 방식으로 키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우리와 다른 습관을 낯선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여름에는 가지치기한 몸통에 새순이 나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

겨울이 되면, 몸통에 난 잔 가지들은 다시 가지치기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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