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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뽕나무 열매, 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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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잘생긴 나무는 우리 동네 하천가에 있는 뽕나무이다.

여름을 목전에 두고 있는, 6월은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익는 계절이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잔 가지마다 오디가 다닥다닥 열려 있다.

아직 초록색이기도 하고, 붉기도 하고, 또 검기도 한 이 열매들이 모두 '오디'다.

검게 변한 것이 잘 익은 오디이다.

잘 익은 오디는 시지 않고 말랑말랑한 단맛이다.

이것도 앞의 나무와 조금 다르게 생긴 잎을 달고 있고 조금 작은 키로 자라는 뽕나무이다.

앞의 나무의 뽕잎은 얇고 거친 데 비해, 이 뽕나무는 코팅이 된 듯 윤기가 나면서 두꺼운 것이 특징이다.

그래도 오디는 비슷하다.

우리 동네 하천가에는 뽕나무가 정말 많다.

맛있어 보이는 오디지만, 그러나 이것을 먹는 건 자제해야 한다.

뽕나무 아래서 오디를 따 드시는 분을 여럿 목격했고, 어찌나 사람들이 드나들던지 오디가 열린 나무밑까지 반질반질 오솔길이 생긴 곳도 있지만, 실제로 이 오디는 새들도 그다지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이곳은 안양시가 여름마다 소독차로 방제작업이 여러 번 행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도 맛나 보이는 오디를 구경만 했지, 감히 따서 먹을 용기는 내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니 위생에 관심을 쓰는 시의 노력은 이해가 가고도 남지만, 조금 불편하더라도 벌레들과 함께 사는 진정한 생태하천이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럼, 새들도 더 많이 올 것이고, 시민들은 안심하고 오디도 따먹고 쑥도 캘 수 있을 것이다. 

검붉게 잘 익은 오디를 보면서 잠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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