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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프로방스 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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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옛날, 남부 프랑스의 ‘액상프로방스’(Aix-en-Provence)에서 3주간 머물면서 여름을 즐긴 적이 있다. 

그곳을 아직도 낭만적으로 기억하는 건 장 때문이다. 

상프로방스 시내에서는 매일 오전마다 큰 장이 선다. 

다양한 종류의 올리브절임과 잘 익은 과일, 싱싱해 보이는 야채들 옆은 지나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위 사진은 엽서를 스캔한 것이다.

평범한 시장 풍경를 담은 건 없고, 꽃시장 풍경의 이 엽서가 한 장 있을 뿐이었다.

당시에 찍은 사진에는 시장을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었다.ㅠㅠ


액상프로방스 시장에서, 내가 특히 좋아한 건 ‘프로방스 천’이었다. 

프로방스 지방의 특색있는 자연물들이 프린트된 면은 프랑스에서도 유명하다. 

프랑스인들은 ‘프로방스 천’으로 식탁을 꾸미길 좋아하는데, 그 천을 직접 보니 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나는 매일매일 그곳을 드나들며 어찌나 천을 많이 사날랐는지, 돌아올 때는 천들을 따로 부쳐야 할 정도였다. 

게다가 그것들을 모두 한국으로 다시 가져와, 아직도 침대보나 식탁보로 잘 쓰고 있다.

특히, 여름에는 프로방스천으로 식탁을 장식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식탁보를 프로방스 천으로 바꾸었다.

위 사진 중 빨간식탁보는 레몬과 프로방스 지방에서 유명한 매미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식탁보는 엉겅퀴와 밀, 해바라기들이 그려져 있다.


아래는 냅킨으로 쓰고 있는 프로방스 천들!



프랑스 사람들이 이 천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다른 도시에서는 모조품, 소위 프로방스천 짝뚱들도 엄청 많이 팔리고 있다.

오리지널 '프로방스천'을 다른 도시에서 사려면 너무 비싸고, 이에 비해 비교적 싼 모조품들이 많은데 천을 만져보면 짝통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다.

'프로방스천'은 아주 까슬까슬 느낌이 좋고, 거칠다.


프로방스천은 식탁보나 냅킨은 물론, 프로방스 지역의 관광지에서는 옷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옷은 좀....ㅎㅎ

내 인생에 다시 엑상프로방스에 가게 된다면, 그것은 순전히 이 ‘프로방스 천’들을 다시 보기 위해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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