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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의 부엌

요리하길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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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가기 직전에 보고, 구국한 뒤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만난 것이니, 그녀를 다시 만난 건 거의 3년 만이다.

너무 무심해서 더 미뤄서는 안되겠다는 마음이 여름이 지나기 전에 꼭 만나야 할 것 같았다.

삼복더위에 식사를 하러 오라고 연락을 했더니, 마다 않고 기쁘게 우리 집을 방문했다.


나는 그녀에게 프랑스 벼룩시장에서 산 작은 용기를 선물로 주었다.

이 용기는 살 때도 포장을 뜯지 않은 새 것이었다.

나는 이 중 두 개만 사고 싶었지만, 이걸 파는 할머니는 네 개를 한 세트로 꼭 팔고 싶다고 하셨다.

그 가격은 단돈 2유로!

망설일 이유가 없었음에도, 나는 잠시 주저했다.

한국으로 돌아갈 때, 이걸 가져가야 하나? 하고...

그렇지만 '너무 싼 가격이니 일단 사자!' 하고는 중간에 겨울을 보내러 한국에 올 때 가지고 돌아왔다.

그러길 정말 잘 했다고 나중에 얼마나 생각했는지 모른다.

실제로 그곳 생활을 접고 귀국할 때는 가져와야할 책들과 자료들이 많아, 이것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던 것들조차 대부분 기증하고 돌아와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것들이 진정으로 네 개나 필요하지 않았다.

친구들을 초대해도 대부분 전통적인 한식으로 식사를 준비하는 내가 이 그릇을 멋지게 쓸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때 떠오른 사람이, 바로 이 친구였다.

친구집에서 먹었던 소스를 곁들인 전골 요리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요리하길 좋아하고, 게다가 멋진 요리를 준비해 친구 초대를 잘 하는 그녀에게 안성맞춤의 선물이 될 것 같았다.

프랑스에서는 이걸 뭣에 쓰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개인 소스그릇으로 쓰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손님들이 식탁에 준비되어 있는 오리가 올려진 뚜껑을 열 때, 모두 즐거워하지 않을까? 


그녀는 이 선물을 받고 매우 기뻐했다.

그녀의 요리를 더 빛나게 해주는 그릇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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