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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과 함께 살기

항암 8년차 정기검진 (분당 서울대학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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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과 유방암 수술을 받은지 8년이 지나고 있다.

그리고 어제는 1년만에 다시 정기검진을 받는 날이 되어 병원을 방문했다.

정말 오랜만의 일이다.


수술이후, 3달에 한번, 또 6개월에 한번...

그러다가 5년이 지나면서는 진료과목도 많이 줄고, 게다가 1년에 한번씩만 병원을 가게 되니 나들이를 가는 기분이다.

물론, 한번이라지만... 여러 가지 검사와 두 결과 보고까지 3번을 가야 해, 족히 보름에 걸친 일이기는 하다. 

나는 '분당서울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쭈욱 그곳을 이용하고 있다.

병원을 자주 가야 했던 때를 생각하면 괴로울 법도 하지만, 실제로 병원을 다니는 것이 그리 피곤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이 병원의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제도 병원로비에 있는 그랜드 피아노 앞에서는 악보까지 챙겨와 연주를 하는 시민이 있었다.


분당 서울대학 병원 1관 로비는 천장이 아주 높아 시선이 시원하다.

그리고 로비에 떡하니 피아노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간이 음악회가 열릴 때도 있지만, 더 많이는 이렇게 아무나 원하는 사람들이 피아노를 치곤 한다.   

그럼, 잠시 발길을 멈추고 음악을 감상하는 환자나 보호자, 또는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

여유로움이 있는 병원 공간이 좋다.

또 1관과 2관 사이 벽에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신관이 새로 생기기 전에는, 로비 채혈실 옆에서 종종 전시회가 열렸다.  

이런 전시회에는 대단한 작가의 작품들보다 분당 시민들의 작품이 걸려 있을 때가 많다.

또 몇 해전에는 유방암으로 가슴절제 수술을 한 여성들의 몸을 그린 한 화가의 작품이 전시된 적도 있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나로서는 이 전시회는 울림이 컸다.


칙칙하고 우울한 중환자들로 가득한 3차 진료기관인 대학병원에 이렇듯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로 공간을 꾸미고 문화 행사들을 열고 있는 분당 서울대학병원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이 병원의 식당가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곳에 있는 음식들은 맛도 없지만, 건강을 생각하지 않은 음식들이 너무 많다.

거의 고기요리에 튀긴 음식... 값도 비싼 편이다.


나는 어제는 구내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구내식당의 밥은 맛있는 편이다.

게다가 가격은 4,800원!

보통 두 가지 세트가 준비되는데, 그날은 카레라이스를 선택했다. 

검사를 위해 12시간을 굶고 먹는 밥이라 엄청 맛있게 다~ 먹었다.^^

다음 주에는 결과를 보러 가야 한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도 결과를 기다릴 때는 늘 마음이 불편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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