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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접시가 깨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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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아끼며 사용해온 접시를 깨뜨렸다.

이 접시는 20년도 더 전에 산 이탈리아제 접시였다.

이탈리아제라고 해서 전혀 비싼 것은 아니고, 한 백화점에서 기획상품을 팔았던 중국의 청화백자를 모방해 만든 전형적인 유럽식 연질토기였다. 

서양에서는 오랫동안 중국의 청화백자를 흉내내 흰색바탕에 파란 색 염료를 이용해 청화백자들을 만들었다.

네델란드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도자기도 바로 중국의 청화백자를 흉내내어 만든 것이라고 한다.


나는 애초 이 접시를 두 개를 샀는데, 하나는 벌써 어느 샌가 깨뜨리고 나머지 하나를 지금껏 사용하다가 이번에 결국은 깨뜨리고 만 것이다.

이빨이 나간 정도는 버리지 않고 사용하고,  접시로는 도저히 쓸 수 없게 된 것은 화분받침으로라도 사용하는 알뜰한 내게 이 접시의 깨진 모양은 도저히 다른 사용처가 떠오르지 않았다.

미련이 남아, 부엌창가에 일주일도 넘게 던져 놓고는 오가며 이 깨진 접시로 뭘할까? 궁리하다가 결국 쓰레기통에 던졌다.


그러나 며칠 뒤, 나는 다시 쓰레기통을 뒤져 깨진 접시를 꺼냈다.

드디어 이 깨진 접시로 뭘 할지 생각을 해낸 것이다.

휴지통을 비우기 전에 생각이 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엄청 즐거워했다.

왜, 이렇게 이 접시에 미련이 많은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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