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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의 부엌

선물받은 귀한 무로 경상도식 무김치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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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사는 지인들로부터 직접 텃밭에 가꾼 무와 고구마가 배달되었다.

그분들의 성격을 아는 터라, 얼마나 정성껏 건강하게 가꾼 무인지 알고도 남음이 있었다.

게다가 이건 그냥 선물이 아니고 당첨되어 얻는 행운의 선물이었다. 

'누가 가장 이 야채를 귀하게 생각하고 잘 먹을까?'를 의논하신 결과, 우리 가족이 선정되었다고 하셨다.ㅎㅎ


고구마는 알뜰살뜰 쪄서 먹고...

무는 얼른 김치를 담가야겠다 생각했다.

토종무가 아닌가 싶은 잘 생긴 무를 제법 많이 보내셨다.

김치를 하기 위해 무를 다듬으면서 베어낸 꽁지와 머리, 약간의 얼룩덜룩한 껍질부분은 채소 꽁지와 거친 잎들을 모아 놓는 통 속에 넣었다. 

이것들로는 채수를 끓일 것이다. 

이렇게 알뜰하게 먹으니, 그분들이 정성껏 이 채소를 먹을 사람으로 우리를 선정하신 건 옳은 판단이 분명해 보인다.ㅋㅋ

나는 무를 아주 두껍고 길게 뚜벅뚜벅 잘랐다.

그리고 거기에 이번주에 한살림에서 배달된 무에 달려 있던 싱싱한 무청을 잘게 썰어 넣었다.

무청을 넣으면 초록색이 섞여 예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김치 맛이 시원하다. 

무도 소금에 절이지 않았다.

무에서 나오는 시원한 국물을 버리지 않고 다 먹을 생각이다. 

내가 이번 김치에 가장 야심을 가지고 도전한 부분은 바로 지금부터다.

나는 이 김치를 경상도식으로 담글 생각이다.

옛날에 시댁이 부산이었던 나는 시어머님이 담가주셨던 맛난 경상도식 무김치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달이지 않은 멸치육젓으로 삭힌 김치는 처음에는 젓갈맛이 너무 강해 먹기 힘들지만, 곰삭으면 정말 깊은 맛이 난다.


나는 이번 김치에 약간의 소금을 넣고 거의 멸치육젓으로 간을 하다시피했다. 

그리고 생강 조금과 마늘 많이, 대파와 고추가루를 넣었다.

그리고 날씨가 추우니 당장은 베란다 그늘에 던져 놓았다.

예전에 처음부터 냉장고에 넣었다가 제대로 삭지 않아 너무 비려서 제대로 먹지 못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에 밖에서 좀 익힌 후에 냉장고에 넣을 생각이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두근두근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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