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팥죽 대신 호박죽!

찌꺼의 부엌

오늘은 12월 22일, 일년 중 가장 밤이 길다는 '동지'다.

동지에 늘 우리 집에서는 팥죽을 끓인다.

내가 끓이는 건 아니고 늘 동지 팥죽 끓이기는 하늘풀님이 성실히 지키고 있는 행사다.

그러나 올해는 팥죽 대신 호박죽을 끓이기로 했다.

지난 가을, 한살림에서 주문한 늙은 호박을 지금까지 베란다에 방치해 놓고 있던 터였다.

물론, 호박죽도 하늘풀님이 즐겨하는 요리 중 하나다.

올해는 동지를 맞아 하루 전날인 일요일 저녁에 팀탐님과 함께 호박죽을 끓일 계획이라고 했다.

나는 호박에서 씨를 빼는 작업을 돕기로 했다.

하늘풀님이 잘라준 호박 속의 씨앗들을 골라 다른 그릇에 담았다.  몫은 이걸로 끝이다.^^ 

호박씨는 잘 말려서 식탁 위에 놓고 오가며 까먹으면 좋다.

나는 호박씨만 골라 주고는 사진을 찍는다며 주변을 오가며, 부산을 떨면서 다른 내 할 일을 했다.

팀탐님은 하늘풀님을 도와 열심히 호박껍질을 깠다.

호박은 모두 손질해서 잘게 잘라 일부는 냉동실에 넣어 놓았다. 

우리는 이렇게 손질해서 냉동실에 넣어놨다가 원할 때 호박죽을 끓여 먹는다.

하늘풀님은 먼저 호박을 압력솥에 익힌다.

충분하게 익힌 호박을 으깨서 그 위에 물을 붓고 미리 불렸던 찹쌀을 넣고 저어가며, 쌀이 익을 때까지 저어준다.

이번에는 현미찹쌀을 이용했다고 한다.

어떨 때는 불린 찹쌀을 믹서에 갈아서 쓰기도 하지만, 그냥 갈지 않고 이용할 때도 있는데 어제는 알갱이 그대로 했단다.

쌀을 갈지 않고 호박죽을 끓이면, 쌀 알갱이가 씹히는 식감이 좋다.

그러나 현미 찹쌀은 갈았어야 맛이 더 좋았을 것 같다.

찹쌀이라도 현미라서 그런지 덜 찰져서 호박과 쌀이 먹기 좋게 엉기지 않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호박이 쌀과 잘 섞인 상태의 호박죽을 좋아한다.

게다가 하늘풀님은 설탕도 소금도 넣지 않은 다소 맹숭한 호박죽을 끓여 주는데... 

항상 건강에 신경써야 하는 나로서는 고맙지만, 맛은 좀...ㅠㅠ

그래도 일요일 저녁, 미리 즐긴 즐거운 동지 파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