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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의 부엌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맛있는 봄나물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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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건 냉이다.

나는 냉이로는 주로 된장무침과 된장국을 끓인다.

된장무침도 아주 간단하게 된장과 참기름과 통깨만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겨울 추위가 썩 물러나는 2월이 되면, 냉이 생각이 난다.

어린 시절에는 채 가시지 않은 쌀쌀한 날 양지바른 밭둑에서 냉이를 뜯기도 했다.

그렇게 뜯어온 냉이를 어머니는 한번도 버리지 않고 요리를 해주셨는데, 그때 기분때문인지 봄이 다가오면, 가장 먼저 냉이를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냉이는 손질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모래가 씹히지 않도록 다른 채소보다 많이 헹궈 줘야 한다.

냉이는 뿌리까지 먹는 것이 영양상으로도 좋지만, 맛도 좋아서 

늘 뿌리에 뭍어 있는 흙을 잘 씻어내고 뿌리까지 요리를 한다.

냉이로 요리를 할 때는 성글게 몇번 칼로 썰면 뿌리들이 서로 엉키지 않는다.



봄나물 중에서 돌나물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돌나물을 초고추장에 무쳐서 먹는데, 나는 간장을 이용한다.

간장과 참기름, 통깨를 섞어서 돌나물에 끼얹어 내면, 아주 만난 돌나물 샐러드가 된다.

무엇보다 돌나물의 살캉살캉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간장에 무치는 걸 좋아한다.



봄나물의 절대 지존은 뭐니뭐니 해도 봄동이 아닐까?

봄동으로 겉절이를 해서 한번 먹고 나면, 겨우내 먹었던 쉬어가는 김장 김치에는 절대로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

봄동 겉절이에는 그때그때 있는 야채들을 이용한다. 

이번에는 양파와 당근, 마늘, 파를 넣고 봄동을 무쳤다.

멸치 액젓으로 간을 하고 고추가루는 너무 많이 넣지 않았다.

무가 있을 때는 무를 넣으면 더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건 민들레 초무침!

작년에 어머니가 우리 집을 방문하면서 들고 오신 냉이 속에는 민들레가 한웅큼 들어 있었다.

아버지를 시켜서 나를 갖다 주려고 텃밭에서 캐신 거라고 했다.  

 

나는 민들레를 날로 무친 건 한 번 먹어본 적이 있지만, 별로였던 터라, 냉이를 다듬으면서 나온 민들레는 버릴까 했다.

 

그런 내게 어머니는 "민들레는 날로 먹는 것보다

살짝 삶아서 초고추장에 무치면 얼마나 맛있는데!" 하신다.

 

그럼, 도전!

 

어머니의 팁을 주의깊게 듣자.

민들레는 시금치보다 조금 더 삶아야 한다.

 

이런 점을 반영해 내가 만든 민들레 무침!

고추장과 설탕 감식초에 통깨를 넣어 조물조물 무쳤다.

다들 맛있다고 했는데, 내가 최고 잘 먹었다.

 

민들레 무침을  또 먹고 싶은데, 들에는 온통 맹독성 농약을 뒤집어 쓴 민들레들뿐이니...ㅠㅠ

태어나서 딱 한번 만들어보고, 맛본 민들레 초무침이었다.

올 봄에는 어디선가 신선한 민들레를 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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