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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책을 읽기 위해 일어난 건 정말 오랜만의 일이다.
내 이른 잠을 깨운 건 바로 최상구의 '사할린'이라는 책이다.
사할린은 그저 말로만 들은 곳으로, 그곳에 서려 있는 고단한 한인의 삶에는 한번도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런 점에서 최상구의 '사할린'은 내게 세상의 또 한 지평을 열어 준 책이다.
조국에서도 타국에서도 철저하게 외면받았던 한인들의 삶의 궤적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우 쉬운 문장으로 그리고 있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문장을 시원시원하게 잘 다루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또 작가의 애정어린 눈길로 사할린의 한인의 삶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자칫 동정적인 시선에 빠질 수도 있었을 텐데, 그 경계를 잘 넘어 깊은 존경의 마음이 느껴진다.
이국의 작은 섬에 살고 있는, 한인의 삶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고, 나의, 우리 한 몸뚱이 일부분이 바로 거기에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건 순전히 작가의 따뜻한 시선 덕분인 것 같다.
오랜만에 아주 감동적인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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