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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오대산 사스래나무 (상왕봉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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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나무에 정신이 팔려 정신 없이 걷다가 하나 둘, 은빛 사스래나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몇 해 전, 봄 등산길에 이 나무를 보지 못한 건 순전히 초록의 실록 때문이었을 것이다.

잎들을 모두 떨군 겨울산, 게다가 눈까지 하얗게 쌓인 높은 설산 능선을 따라 서있는 사스래나무는 

마치 북유럽의 그림 동화책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어머니께 상왕봉 가는 길에 줄지어 서 있는 사스래나무들을 보았다고 했더니,

"우와! 은빛 나무들이 산신령 같지!"하신다.

어머니의 표현이 꼭 맞다.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보니, '산신령이 계시다면 꼭 저런 모습이겠구나' 생각이 든다.

 


높은 산 능선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경쟁할 이웃들이 없으니, 키가 크지 않으면서도 햇볕을 충분히 받아 아주 단단한 모습이다.

오대산의 사스래나무들도 그렇다.

산꼭대기에 서식한다는 사스래나무는 자작나무과의 다른 식구들과 달리 키가 작은 것이 특징이다.

 


눈 위에서도, 하늘 아래서도 사스래나무는 눈이 부셨다.

이번 오대산 등반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사스래나무'의 발견이었다.

겨울에 오대산을 다시 와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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