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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어린이 책

검은 피부, 흰 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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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au noire peau blanche(Yves Bichet 글, Mireille Vautier그림)Gallimard Jeunesse 2000

 

 프랑스의 북부 마르세이유( Marseille-Nord)에 살고 있는,  이쌈(Issam)은 세네갈 출신의 남자와 백인 여성 가정의 5남매 중 막내다. 

그는 자신의 피부를 스스로 ‘새까맣다’(tout noir)라고 표현할 만큼 검은 피부를 갖고 있다. 

이쌈의 아버지는 기중기 운전사이고 현재는 실업상태다. 

아버지의 일자리를 찾아 이쌈의 가족은 마르세이유로 이사를 간다. 

그곳에서 이쌈은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인종차별을 경험하게 된다. 

이쌈은 ’학교 친구들은 북아프리카 사람들을 너무 싫어하고, 흑인도 싫어한다. 그들은 친절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왜, 이런 차별이 존재하는지 엄마에게 물어도 엄마는 대답해주지 못한다. 

그러다가 다시 이쌈의 가족은 빠리로 이사를 한다. 빠리에서 역시 삶이 순조롭지는 않다. 

학교에서 폭력까지 경험하게 되면서 더욱 불행한 상황에 빠진다. 그러다 마침내 가족은 다시 이사를 간다. 이번에는 세네갈이다.

그곳에서 아버지는 사업을 시작하고 생활도 좋아진다. 

이쌈은 그곳에서 너무 만족스럽고 행복한 생활을 한다. 

자기를 괴롭히는 아이도 전혀 없고 친구들도 너무 많이 생겼다. 하지만 엄마는 매일 운다. 

백인 여성이 세네갈에서 살기가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이쌈은 엄마에게 옛날에는 이 상황이 반대였다는 걸 기억하게 해준다. 

엄마는 눈물을 멈춘다. 

그런 엄마 앞에서 이쌈의 고백이 이어진다. 

“나는 엄마의 눈물 속에서 너무 작고, 새까만, 이제는 반대가 된, 너무 자랑스러운 나를 본다.” 이 동화은 이렇게 끝이다. 

 


이 동화는 프랑스에 엄연히 존재하고 인종차별의 문제를 어린이들에게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그것을 쟁점화시키고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그러나 그것의 해결이 너무 순진한 느낌이다. 

프랑스에서 차별받고 있는 아프리카인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둔다는 마무리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말이라는 생각이다. 

과연, 그들이 프랑스를 떠날 수 있을까? 

프랑스를 떠나지 않고는 그들이 받는 인종차별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걸까? 

또, 엄마가 과거의 자기가 겪었던 고통 속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그녀의 고통을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 이쌈은 아무리 어린아이라고 하더라도 설득력 있는 태도는 아닌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비판적인 책읽기가 꼭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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