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새집들

유익한 정보

우리 동네 한 보리밥집 추녀 밑에는 제비집이 있다.

이건 정말 제비집이 분명하다.

어린 시절 잠시 한옥에 살았을 때, 경험해 보고 처음 보는 제비집이다.

제비들이 이렇게 추녀에 집을 지으면, 그아래 선반을 받쳐준다.

선반이 있으면 제비똥도 덜 떨어지고, 제비들 역시 좀더 안전하게 지낼 수 있으니, 제비에게 기꺼이 삶의 공간을 나누어 주는 우리 조상님들의 배려가 아니었나 싶다.

이 제비집 밑에도 선반을 받쳤다가 떼어낸 듯한 흔적이 있다.

지금은 빈 제비집이지만, 이런 게 여지껏 남아 있다는 사실이 내겐 신기할 뿐이었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것들도 새집이다.

프랑스 렌의 아삐네 호수 근처에는 호숫가를 정리하기 위해 필요한 흙을 쌓아놓은 공터가 있다.

작은 동산만한 크기의 흙더미는 한참 이곳에 있었는지 위에는 풀들이 제법 자라 있다.

그곳에서 여름을 보냈던 몇 년 전, 반쯤 썩 베어진 흙벽들 속에 집을 지은 새들을 보았다.

빽빽 소리내어 울고, 날아다니고 하던 새들이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자,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이 안에 어미와 새끼들이 가득하다.

나는 이런 형태의 새집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어서 너무 신기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새들은 누구일까?

흙 속에 집이라? 무척 시원하면서도 쾌적할 것 같다.

이런 흙더미가 새들에겐 요긴한 터전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이 새집은 경북 영천의 한 친구 부모님 댁 뜰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지붕이며, 받침대까지 매우 정성들여 야무지게 만들어 놓으셨다.

새 집 내부에는 건초들까지 깔아놔 주셨다.


새집에 대한 내 찬사에 어머님은 무척 즐거워하셨지만, 그런데... 새들이 오지 않는다며 금방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셨다.

이유가 뭘까? 궁금하기는 하다.ㅋㅋ

다음에 방문했을 때는 이곳에 둥지를 튼 새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