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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에서 살기

메타세콰이어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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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리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랐다.

화단 한 가득 메타세콰이어들이 베어져 뒹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일을 하시던 아저씨들은 점심식사를 하러 가셨는지, 널부러진 채로 나무들은 뒹글고 있고 아무도 없었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을 다~ 베었다.

우리 아파트 화단에는 메타세콰이어가 정말 많다.

이 나무들은 7층도 넘는 높이로 아주 크고 우람하게 자라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게다가 가을에는 단풍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주 잘 생긴 나무라서 좋아하는 수종 중 하나인데, 보아하니

메타세콰이어만 골라서 베고 있었다.ㅠㅠ


이 나무도 오후에는 마저 싹뚝 잘리겠지...ㅠㅠ


이미 이렇게 바싹 잘린 나무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사실, 벌써부터 메타세콰이어들을 베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관리소장님을 통해 들은 적이 있다.
나무 뿌리가 너무 깊어서 아파트 건물에 영향을 미친다고...
이미 우리 동 건물 옆에 바싹 붙어서 자라고 있던 메타세콰이어는 몇 년 전에 이미 잘린 바 있었다.
이번 기회에 이 애물단지들을 모두 베어야겠다고 관리소장님은 결심을 굳히신 모양이다.  

건물 벽에 바싹 붙어있던 메타세콰이어 나무 흔적!
이번에 잘린 아이다.ㅠㅠ

사실, 처음부터 아파트 단지의 화단을 조성할 때, 나무의 특성을 고려해서 심었어야 했다.
애초에 건물 아주 가까이 메타세콰이어를 심지 않았다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20년도 훨씬 넘게 아름드리로 자란 나무들이 너무 아깝다.
나무를 이렇게 크게 키우려면 세월이 얼마나 많이 필요한데... 바보같은 짓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이렇게 건물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는 메타세콰이어들은 목숨을 건졌다.

이 나무들을 보니, 반갑다.

이 아이들은 수난을 당하지 않고 잘 자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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