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하늘풀님의 친구 부모님 댁을 방문했을 때, 어머님께서 챙겨주신 갖가지 나물 중에는 가죽나물이 있었다.
다른 채소들도 많이 싸 주셨지만, 가죽나물을 엄청 많이 주셨다.
몸에 좋다며, 냉장고에 보관해 두셨던 것까지 꺼내와 우리 손에 들려 보내셨는데...
은근히 향이 거슬려 나는 좀 불안해했던 터였다.
이걸 다 어떻게 먹지...ㅠㅠ
불안하기만 했던 나는 기차 안에서부터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다.
우와~ㅇ! 그런데 가죽나물이 1kg에 2만이 넘는다!
게다가 장풍(사실, '장풍'이 뭔지는 모른다), 빈혈 등, 건강에도 아주 좋다고...
완전 깜놀한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가죽나물을 다~ 요리해 먹을 결심을 굳혔다.
나는 열차 안에서 부지런히 다양한 요리 방법들을 익히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와 가장 먼저 한 것은 가죽나물 장아찌!
너무 향이 강하니까, 많이 만들지는 않았다.
혹시 싫어하는 맛이 될 수 있다.
물에 잘 씻어 물기를 뺀 가죽나물에 간장만 부었다.
한살림 진간장과 산골간장(국간장)을 섞어서 부었다.
국간장은 깔끔한 맛이 있어서 가죽나물과 좀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짠 만큼, 간장을 너무 붓지 않고 돌을 꾸욱 눌러 주었다.
조금 숨이 죽으면, 더 꼭꼭 눌러줄 생각이다.
그리고 이어서 만든 것은 가죽나물 된장무침!
가죽나물을 살짝 데쳐서 된장과 참기름, 통깨를 넣고 무쳤다.
된장과 함께 먹으면, 가죽나물의 단백질 섭취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하니 된장무침이 무척 마음에 든다.
맛도 괜찮다.
그냥 먹어도 좋고, 비빔밥도 아주 어울린다.
데치는 과정에서 가죽나물의 독특한 향이 좀 죽어서 그런지 나는 된장무침이 입맛에 비교적 맞았다.
그리고 이어서 해본 것은 가죽나물 부침!
밀가루를 물에 풀어 거기에 살짝 적셔서 가죽나물을 부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가죽나물을 가장 맛있게 먹는 걸로, 이 부침을 꼽았는데...
나한테는 좀 많이 괴로웠다.ㅠㅠ
한 판을 겨우 먹고는...
남은 것은 모두 된장에 무쳐먹었다.
아직 장아찌는 맛을 보지 못했으니 판단을 내릴 수 없지만, 부침보다는 된장무침이 낫다.
가장 맛있는 가죽나물 요리는 과연 무엇일까 기대가 된다.
친구어머님께서 주신 가죽나물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다~ 먹은 것에 엄청 만족할 뿐이다.
올 봄에는 귀한 나물을 정말 많이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