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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옛날 건물 리모델링하기 (프랑스, 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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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았을 당시, 프랑스 렌의 쿠르즈(Courrouze)라는 구역은 신도시 건설이 한창이었다.

마침, 쿠르즈는 우리 동네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그곳에서 벌어지는 공사모습을 속속 살펴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다.

이곳은 에코빌리지로 꾸며질 거라고 했다.

그래서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기존에 있었던 아름드리 나무들이나 녹지대를 최대한 지키면서 공사를 하느라고 곳곳에 방책을 두르고 트럭들은 나무 사이를 헤치고 다니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공사를 진행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또 옛날에 존재했던 공장건물들을 허물어버리지 않고 리모델링하는 모습도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위 건물은 폐허가 된 공장건물이다.

외벽과 외관을 그대로 살리고 골격을 더 튼튼하게 세우면서 고치고 있었다.

허물고 다시 짓는 것보다 리모델링하는 것이 더 비용도 많이 들고 힘든 일이라는 걸 많이 들었던 터라, 그들의 이런 노력이 참으로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리모델링을 통해, 이 신도시가 하늘에서 어느날 뚝 떨어진 곳이 아니라 옛날에는 공장지대였다는 것,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한 지역이 어떻게 변모해 가는지를 시민들에게 느낄 수 있게 해주어서 나는 이런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건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이 건물도, 이 동네도 완성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귀국했다.

벌써 2년 전의 일이니, 신도시는 거의 완성되었을 것이다.



한편, 렌에는 리모델링 공사로 유명한 곳이 한군데 더 있다.

빌렌느 강변에 위치해 있는 이 건물은 지난 1970년대를 상징하는 렌의 유명한 건물 중 하나다.

그 시대의 건물이 모두 그렇듯, 거대하고 디자인이 크게 돋보이지 않는 콘크리트 구조물인데, 내가 렌에 머문 2년 동안 내내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시내를 가게 되는 날이면, 꼭 지나다녀야 했던 곳이라 나는 이 건물이 고쳐지는 모습을 쭉 지켜보았다.

지붕 위에 층이 하나 더해진 것 외에는 옛날 외관 그대로이고, 굴뚝 같은 것들도 모두 그대로다.

물론, 나는 이 건물의 구체적인 옛모습은 정확하게 모르지만, 건물의 틀을 살린 것만은 잘 알고 있다.

이 건물은 지금쯤 완성이 되어 있을 것이다.

완성된 모습이 궁금하다.  

또 이곳에 사람들로 활기찬 모습도 보고 싶다.

낡았다고, 혹은 오래되었다고 허물어버리는 대신, 고치고 수리해서 더 쓰는 태도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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