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찌꺼의 바느질방

핸드 '화이트 퀼트' 이불 만들기

반응형



언니가 20년도 더 전에 퀼팅을 하겠다고 사놓은 화이트 퀼트 프린트 천이다.

보더도 두르지 않고, 허술한 퀼팅솜을 대고 구석에 조금 퀼팅하다 포기하고, 결국 내게 준 건 수 년 전의 일이다.

초보인 언니가 무슨 욕심이 나서 이걸 만들려고 했는지, 보자마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우선 언니가 엉성하게 해놓은 퀼팅을 뜯고, 가장자리에 화사한 꽃이 프린트 된 보더를 둘렀다.

그리고 방바닥에 딱 붙어 시침질을 했다.

언니가 하고 싶었던 대로 핸드로 퀼팅을 하기 위해서였다.



쪼그리고 앉아 4시간동안 시침질을 하면서도 나는 '내가 왜 이 짓을 하는 거지?' 내내 한탄을 했다.

두르륵 드르륵 머신으로 누벼도 예쁠 화이트 퀼트를, 왜 이런 수고를 해가며, 굳이 핸드로 하려고 하는지 내 자신 스스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건 순전히 언니 때문이었다.

언니는 이런 걸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시침질을 마치자마자 지쳐버린 나는 다시 몇 년 동안 이걸 옷장 안에 던져 놓았더랬다.

그러다가 다시 꺼낸 건 겨울이 다 지난 며칠 전이었다.

'날도 서서히 풀리고 있으니, 먼지 걱정 하지 말고 퀼팅을 해 볼까?'

그리고 퀼팅을 시작했다.

보더도 프린트의 꽃모양을 따라 누빌 생각이다.


몇 시간을 했지만, 고작 요~만큼 퀼팅을 했다.

퀼팅을 하면서 나는 또 혼자 중엉거렸다.

"내가 왜 핸드로 이 고생을 하는 걸까?" 


언제 다 끝을 낼지는 모르겠다...ㅠ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