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 '화이트 퀼트' 이불 만들기
찌꺼의 바느질방반응형
언니가 20년도 더 전에 퀼팅을 하겠다고 사놓은 화이트 퀼트 프린트 천이다.
보더도 두르지 않고, 허술한 퀼팅솜을 대고 구석에 조금 퀼팅하다 포기하고, 결국 내게 준 건 수 년 전의 일이다.
초보인 언니가 무슨 욕심이 나서 이걸 만들려고 했는지, 보자마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우선 언니가 엉성하게 해놓은 퀼팅을 뜯고, 가장자리에 화사한 꽃이 프린트 된 보더를 둘렀다.
그리고 방바닥에 딱 붙어 시침질을 했다.
언니가 하고 싶었던 대로 핸드로 퀼팅을 하기 위해서였다.
쪼그리고 앉아 4시간동안 시침질을 하면서도 나는 '내가 왜 이 짓을 하는 거지?' 내내 한탄을 했다.
두르륵 드르륵 머신으로 누벼도 예쁠 화이트 퀼트를, 왜 이런 수고를 해가며, 굳이 핸드로 하려고 하는지 내 자신 스스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건 순전히 언니 때문이었다.
언니는 이런 걸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시침질을 마치자마자 지쳐버린 나는 다시 몇 년 동안 이걸 옷장 안에 던져 놓았더랬다.
그러다가 다시 꺼낸 건 겨울이 다 지난 며칠 전이었다.
'날도 서서히 풀리고 있으니, 먼지 걱정 하지 말고 퀼팅을 해 볼까?'
그리고 퀼팅을 시작했다.
보더도 프린트의 꽃모양을 따라 누빌 생각이다.
몇 시간을 했지만, 고작 요~만큼 퀼팅을 했다.
퀼팅을 하면서 나는 또 혼자 중엉거렸다.
"내가 왜 핸드로 이 고생을 하는 걸까?"
언제 다 끝을 낼지는 모르겠다...ㅠㅠ
반응형
'찌꺼의 바느질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이스 무릎 덮개 (1) | 2015.06.17 |
---|---|
플라잉 기즈(Flying Geese)기법의 퀼트이불 (2) | 2015.06.09 |
오래된 결혼 한복으로 조각보 만들기 (0) | 2015.06.07 |
핸드 '화이트 퀼트' 이불 만들기 (2) | 2015.06.07 |
호두껍질 바늘꽂이 만들기 (0) | 2015.06.07 |
'몽쁠리에역' 앞에 흐르는 강 (0) | 2015.06.06 |
광목 조각발 만들기 (0) | 2015.06.05 |
바젤로 퀼트 가방 만들기 (0) | 2015.03.31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찌꺼님 말씀대로 퀼트하다보면 이런 생각 자주 들것 같아요 ^^
그래서 미싱으로 갈아타시는 분들도 계시다 들었는데~
고생스러워도 좋을만큼 퀼트를 좋아하지 않으면 못 할것 같네요
머신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기법들이 있어서 머신퀼트는 나름 멋진 점이 많아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화이트퀼트' 도안은 너무 촘촘해 머신으로 하면,
빳빳해져서 부드러운 덮개이불을 만들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굳이 핸드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인데, 지금은 너무 더워서 다시 옷장속에 쳐박혔어요.ㅋㅋ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다시 꺼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