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하늘풀님의 감자농사

문득, 멈춰 서서


지난 해 봄, 한국을 잠시 다니러 가면서 나는 차찌꺼기와 야채 껍질들을 썰어넣어 퇴비상자를 만들어 놓고 떠났더랬다.

햇볕과 비에 잘 썩으면 화분에 넣어주려던 것인데,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집을 비운 사이에 하늘풀님은 그 안에서 싹이 튼 걸 이렇게 길러놓았다.

 


이건 아무리 봐도 감자같다.

감자를 길러본 적은 한번도 없지만, 농촌에서 감자밭을 지나다니며 학교를 다닌 기억을 더듬어볼 때, 영락없는 감자잎이다.

사실, 퇴비상자에 감자껍질을 넣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늠름하게 자랄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 자신을 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요만한 고추장 통에서 감자가 열린다야 얼마나 열릴까? 

 


내가 다시 프랑스로 돌아온 8월 중순, 더욱이 감자의 최고 좋은 수확기는 하지무렵이 아닌가!

하늘풀님과 함께 뭔지 모를 이 '푸른 존재'를 뽑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잎을 거둬내고, 뿌리를 조금 뽑자 두두둑 감자들이 딸려나온다.

 

예상대로 감자다!



게다가 감자들은 몇 개가 아니었다.

이것들이 모두 하늘풀님이 길러 수확한 감자들이다.

아마도 그녀는 감자농사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나보다!

 

더군다다 그 안에서는 아보카도들까지 싹을 띄우고 있었다.

하늘풀님은 아모카도를 먹고 나서, 혹시나 하면서 씨앗들을 거기에 그냥 박아놓았다고 했다.

 

감자를 거둬내자, 아보카들이 다시 자리를 잡았다.

하늘풀님은 감자농사뿐만 아니라, 아보카도도 정말 잘 키웠다.


 

아마도 농사의 천재적 소질이 있는 건 아닐까?

이 두 사건으로, 하늘풀님의  농사에 대한 자신감이 엄청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