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항아리
문득, 멈춰 서서사진 속 항아리는 암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두 명의 친구로부터 받은 물독이다.
그 친구들은 내게 물독 두 개를 주면서, 항아리는 염소를 제거해주는 효과가 있다며, 이 독에 물을 담아 3일이 지나면 쓰라고 일부러 강화도까지 가서 사온 거라고 했다.
나는 그때부터 이 항아리들에 물을 채워, 번갈아가면서 쓰고 있다.
차를 마실 때나 밥을 지을 때, 요리를 할 때, 쓰는 물은 모두 이 독에서 퍼 쓴다.
요리를 할 때마다 그녀들이 생각난다.
내가 점점 건강을 되찾고 있는 건 이 항아리의 물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녀들의 정성 때문이라고, 나의 건강을 염려해주는 그녀들의 마음 덕분에 점점 건강해지는 거라고, 항아리에서 물을 풀 때마다 생각한다.
물독 위의 개구리들은 '물독 지킴이'다.
이 개구리들은 물항아리를 지키기도 하지만, 다음 차례의 물독을 표시하기도 한다.
'문득, 멈춰 서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악산 팔봉능선으로 가는 길 (0) | 2014.04.21 |
---|---|
지난 여름, 하늘풀님의 감자농사 (0) | 2014.04.20 |
내가 특히 소중하게 여기는 컵들 (0) | 2014.04.14 |
세상에 이런 구름이! (0) | 2014.04.01 |
빈 잉크병의 재활용 (1) | 2013.10.29 |
지난 가을, 알밤 채집 (1) | 2013.02.11 |
북부 프랑스 릴에서의 우리 집 (2) | 2013.02.08 |
물항아리 (0) | 2013.01.20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