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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의 부엌

향이 좋은 연꽃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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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황매산 자락 깊은 산속에 사는 한 친구 부부 집을 방문했을 때, 사람 좋아하는 친구 남편은 저녁상을 물리기 무섭게

근처 연못에 피어있는 백련 몇 송이와 넓고 연한 연잎을 따와 우리에게 연꽃차를 타 주었다.

나는 이토록 낭만적인 차는 그날 처음 맛보았다.



큰 도자기 사발에 연잎을 한장 펼쳐놓고 연꽃을 몇 송이 얹고는 준비한 물을 붓는다.



적당히 차가 우러났다 싶을 때, 국자로 떠서 찻잔에 담아 주셨다.

연꽃과 연잎에서 우러난 연꽃차는 맛도 향도 너무 맛있다.

연잎차도 마셔보고 연꽃만 우린 것도 맛을 보았는데, 이렇게 연잎과 연꽃을 함께 우린 차는 더 일품이다.

너무 싱싱해서 더 향긋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차를 마시면서야 비로소, 저들이 이토록 첩첩산중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니까, 연꽃과 연잎을 상위에 놓고 둘러앉아 차를 마셨던 작년 여름의 낭만적인 밤이 생각난다.

그들은 안녕할까? 갑자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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