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부추부침개

찌꺼의 부엌



어제 늦은 밤부터 내리기 시작하던 비가 오후가 되어도 계속 시원하게 쏟아지고 있다.

비 덕분에 며칠 째 계속된 폭염이 잠시 물러났다.

일요일에 내리는 비는 편안하다.

굳이 꼭 무언가 하러 나갈 필요도 없고, 비내리는 풍경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되니 좋다.

다만, 야외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으려니 좀 출출한 생각이 들기는 하다.


어린 시절, 이렇게 비가 내리는 휴일이면, 밖에 나가 놀 수 없는 심심한 우리 남매들을 위해 어머니는 늘 부침개를 부쳐 주셨다. 

대단한 간식 거리가 있을리 없던 시절, 텃밭 야채들을 뜯어다가 부침개를 부치는 일만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지글지글 기름 냄새가 집안 가득 퍼지고...

쉼없이 부쳐내오는 고소한 부침개를, 둘러앉아 종알거리며 먹었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행복한 느낌이다. 

나도 오늘은 그런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부침개를 부치기로 했다.



오늘은 양파와 당근, 그리고 며칠 전에 만든 부추 겉절이를 이용할 생각이다.

부추를 미리 겉절이해 놓으면, 버리는 것 없이 알뜰하게 부추를 잘 먹을 수 있고  쓰임도 많다.

이렇게 부추전을 만들 수도 있고, 부추만두를 해먹을 수도 있다.

생부추보다 발효가 된 부추가 들어간 요리는 더 감칠맛이 있다. 


준비한 야채들과 밀가루를 물에 잘 갠다.

다른 간은 하지 않고 부추 겉절이 간에 의지하고, 찍어 먹을 간장을 곁들일 것이다.



높은 불에 후라이팬을 달군 뒤, 식용유를 두르고 반죽을 잘 펴 놓는다.

나는 높은 불에서 앞 뒤로 한 번씩 뒤집은 뒤에는 중불로 낮춰, 자주 뒤집어 주면서 노릇노릇 익힌다.



완성된 모습!

진간장에 감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려 함께 낸다.

찍어먹는 간장에는 감식초가 잘 어울린다. 


예상한 대로 비오는 날, 부침개는 정말 잘한 선택이다.

비는 저녁까지 이어질듯 하다.

비와 함께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