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요리하는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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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남자는 프랑스에서 유학할 때, 4년 간 살았던 집의 주인집 남자 '에릭'이다.

이 모습은 몇 년 전 프랑스에 다시 갔다가 만났을 때, 요리하는 에릭을 찍은 것이다.


옛날에도 이 가정에서 주도적으로 요리를 한 사람은 에릭이었다.

국가공무원으로 노동검사관 일을 했던 에릭의 부인 '미리암'은 항상 바빴고, 게다가 요리 솜씨까지 없었다.

그에 비해 에릭은 건축사로 집 1층에 개인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어, 미리암보다 시간이 더 많았고 요리도 훨씬 잘 했다.

이제는 더이상 노동검사관 일을 하지 않는 미리암은 옛날보다 시간이 많아보였지만, 여전히 요리는 에릭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었다.



몇년 전, 우리가 놀러 갔을 때도 우리를 위해 식사 준비를 한 사람은 에릭이었다.

10년만에 만난 에릭은 그때보다 요리실력도 훨씬 성장해 있었다.

에릭의 소스가 훨씬 풍미있고 깊은 맛을 내는 것에 나는 정말 놀랐다.  

나는 에릭이 자주 쓰는 파를 닮은 '샤를로뜨'라는 야채를 넣은 소스가 항상 맛나다고 생각했었는데, 더욱 깊어진 맛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골에 살고 계신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았다는 에릭의 요리들은 맛이 참 좋다. 



그날은 특별히 부인인 미리암도 에릭 옆에서 식사준비를 도왔다.

이런 일은 무척 드문 경우이긴 하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이 집의 자녀들 중에서도 부모가 짐을 비울 때, 요리를 주로 하는 사람은 3남매 중 유일한 남자인 '에띠엔느'이다.

에릭은 에띠엔느가 질문하는 요리의 레시피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곤 한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부모님이 없는 하루는 에띠엔느가 우리를 식사에 초대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에띠엔느의 능숙한 모습은 요리를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닌 듯 했다.  

그가 준비한 메뉴는 밥을 곁들인 토마토 팍시였는데, 우왕~ 맛이 괜찮다.@@



그날 중학생인 막내 뤼시는 오빠가 메인 요리를 준비하는 옆에서 디저트를 준비했다.

프랑스 청소년들의 요리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  


요리하는 남자가 대세가 된 우리나라의 요즘 모습을 보면서 프랑스의 '에릭'과 '에띠엔느'가 생각났다.

아버지의 요리를 먹으며 성장한 가정의 아들은 자연스럽게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고

또 그 아들이 아버지의 요리를 전수받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거나 특별하게 생각되지 않았다.


나는 요리하는 남자가 점점 늘고 있는 우리나라 요즘 현상이 그저 이벤트나 유행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남자, 여자를 떠나 요리하길 좋아하고 솜씨가 더 있는 사람이 요리를 하면 어떨까?

우리에게도 요리가 더이상 여자일이 아니라, 남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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