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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트로메니(Troménie), 로크로낭(Locronan)의 종교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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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고풍스럽기로 명성이 자자한 로크로낭(Locronan)에 갔을 때는 마침 유명한 종교행렬인 '라 그랑드 트로메니'(La Grande Troménie, 큰 행렬)라고 불리는 종교행사를 며칠 앞 둔 어느날이었다.

로크로낭에서는 다른 브르타뉴의 많은 도시에서 여름마다 행하는 '파르동'(Pardon, 참회)이라는 종교행사가 열린다.

파르동 종교 축제에서는 사람들이 성당의 성물들과 휘장들을 들고 줄을 지어 행진하는 것이 하일라이트이다.

그런데 이런 파르동 축제 중에서도 로크로낭에서 벌이는 트로메니는 프랑스 안에서도 유명한 행사이다.


로크로낭에서는 6년에 한번씩은 '라 그랑드 트로메니'라는, 12km에 달하는 거리를 성물들을 들고 행진을 한다.

그 사이에는 '라 쁘띠뜨 트로메니'(La Petite Troménie, 작은 행렬)라는 6km의 행진이 있다.

마침, 내가 방문했던 재작년 여름은 6년마다 있는 '라 그랑드 트로메니'가 있는 해라, 무척 떠들썩했다.

로크로낭의 트로메니는 매년 7월 둘째 주, 일요일에 펼쳐진다.


이곳에 도착한 날은 행진을 하는 날은 아니었다.

그날 가고 싶어지만, 작고 외진 로크로낭에 일요일에 가는 대중교통을 발견하지 못했다.

6년만에 열리는 대단한 구경거리를 놓쳐야 하는 마음이 안타까웠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게다가 로크로낭에는 숙박시설조차 변변한 것이 없어서 이곳에 묵는 것 조차 쉽지가 않았다.

나는 가톨릭 신자가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마을 곳곳에 트로메니를 앞두고 움막같이 생긴 독특한 성소들이 군데군데 마련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얼마간의 돈을 바치고 기도를 하는가보다.



그리고 마침, 신부님과 신자들이 찬송과 기도를 하며 마을을 도는 '작은 행렬'도 만났다.



이 마을 사람들은 아닌 것이 확실하다.

순례객들처럼 보이는 이들은 등에 배낭을 하나씩 지고 있었다.

멀리서 온 신자들일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마을은 온통 종교적인 분위기를 가득 차 있었다.



트로메니를 앞두고 미사가 치뤄질 곳은 성당 안이 아니라 성당밖 광장인가보다.

로크로낭의 성당 앞 광장에는 트로메니를 위한 스텐드가 세워지고 있었다.

그 규모로 봐서 트로메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이 갔다.

아쉽지만, 나는 로크로낭의 '라 그랑드 트로메니' 언저리만 조금 구경하고 돌아와야 했다.



올해는 7월 12일, 일요일에 '라 쁘띠뜨 트로메니'가 열렸다고 한다.

그리고 오는 2019년에는 '라 그랑드 트로메니'가 열리는 해라고 한다.  

언젠가 기회가 되어 나도 함께 12km를 행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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