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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프랑스의 아름다운 '샤또' (Château, 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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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다양한 종류의 샤또(Château, 고성)들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 건 루와르 강변을 여행하면서였다.

에는 브르타뉴지역에 존재하는 요새 형태의 샤또들만 보아온 나로서는 프랑스 귀족들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정원이 딸린 샤또는 낯설기까지 했다.


내가 지금까지 본 루와르 강변에 존재하는 귀족들의 화려한 샤또로는 '빌랑드리(Villandry)샤또'가 유일하다.



특히, 빌랑드리 샤또에 딸린 정원이 너무 아름다워 정원을 둘러보는 데에 온통 시간을 보냈다.

빌랑드리 샤또의 정원에서 유명한 것은 야채들로 꾸며진 포타주(potage) 정원이다.

콩, 샐러드, 브로콜리 등, 갖가지 채소들을 심은 알록달록 텃밭들이 마치 정원처럼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이 야채들을 이용해 요리를 해서 레스토랑에서 판매도 하는 듯 했다.




포타주 정원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꽃으로 꾸며진 정원은 전형적인 프랑스식 기하학적인 형태를 띠고 있었다.

빌랑드리 샤또의 정원은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을 축소시켜 놓았다고 평할 정도로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실제로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도 같다.  

이 화단에 심겨진 파랑색 꽃은 물망초이다. 또 옆에 보이는 진분홍 꽃도 물망초였다.


야생화들과 화훼용 작물을 조화롭게 섞어 멋진 정원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귀족들의 화려한 샤또는 내게는 감흥이 덜하다.

그들의 화려한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지는 몰라도 이런 샤또에는 마음이 머물게 되지 않는다.



이 샤또는  '앙제'(Angers)에 있는 유명한 샤또이다.

이곳은 과거부터 계속 프랑스 땅이었다. 

브르타뉴와 국경을 맞대고 있던 터라, 브르타뉴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규모의 요새성이 바로 '앙제 샤또'이다.  



청회색의 아르두와즈 편암으로 성을 지은 것이 매우 특색있고 아름답다.

이 아르두와즈 편암은 브르타뉴지방과 루와르 강변의 많은 샤또들의 지붕으로 쓰인 돌로, 브르타뉴지방에서는 아직도 이 돌편을 가지고 지붕을 엮는다.

  



성 둘레에 깊고 넓게 패인 해자가 얼마나 적을 두려워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브르타뉴의 공격을 두려워했다고 하지만, 브르타뉴에서는 프랑스의 공격에 늘 대비해야 했고 실제로 많은 공격을 받아왔다.

이 샤또는 프랑스와 브르타뉴 국경 경계에 존재했던 '샤또브리앙'(Chateaubriant)이라는 도시의 샤또 모습이다.

성채와 부속 건물의 일부가 세월 속에서 훼손이 되어있지만, 이 성이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프랑스의 집중적인 공격에 성이 무너지기 전에 애시당초 항복을 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왕국에 붙었다가 브르타뉴에 붙었다가 한 이 고장 귀족들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브르타뉴에서는 멀고, 강력한 프랑스 왕국과는 맞닿아 있는 지리적인 위치가 그들을 자존심있는 브르타뉴인으로 정체화시키기에는 너무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이곳에 직접 와서야 했다.



성 안에 존재하는 주거건물은 아직도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보존되어 있다.

현재는 전시회장으로 쓰여 시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아름다운 고성은 브르타뉴 '푸제르'(Fougères)에 존재하는 샤또이다.

푸제르 샤또는 전형적인 요새성의 형태를 띤다.

옛날 프랑스의 브르타뉴 국경지대에는 프랑스 공격을 대비해서 세워놓은 요새성들이 정말 많다.

그 중 하나가 푸제르에 있는 샤또이다.

프랑스 군대와 푸제르 성에서 벌인 전투에서 브르타뉴가 대패배함으로써 사실상 브르타뉴의 멸망이 예고된다.

브르타뉴 멸망의 결정적으로 전투가 벌어진 곳이 바로 푸제르 샤또이다.  



과거 세월을 거치면서 허물어진 성안의 탑들과 건물들 중 몇 개의 탑과 망루가 복원되었지만, 건물들은 폐허 그대로 존재한다.

다행이 성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은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다.

아직도 깊은 해자에는 물이 담겨 있다.



짙은 그늘이 드리워진 해자의 물이, 높은 바위 위에 세워진 망루가 프랑스가 그들에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존재였는지 가늠하게 해준다. 

서로에게 느끼는 공포 속에서 세운 요새성들은 우리에게 적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나에 대해 나와 똑같은 공포와 두려움을 가진, 너... 그리고 나...


나는 프랑스의 다양한 샤또들 중에서도 스토리가 담겨 있는 브르타뉴의 요새성들을 좋아한다.

이 요새성들은 프랑스 왕국과의 전투와 멸망에 이어 다시 재기할까 두려워 조직적인 훼손이 행해졌고, 그후 페허로 존재하는 샤또들이 많다.

폐허의 성터 위를 거닐면, 함락 뒤에도 프랑스 왕국이 느꼈던 두려움이 얼마나 컸는지 느껴진다.

그러나 모두 옛날 이야기이다.

지금은 그저 퇴락한 초라한 성터에 지나지 않는다.


<페허로 존재하는 에데(Hédé)샤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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