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 10년도 넘게 살고 있지만,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안양 구시가지에 안양남부시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그랬는데, 그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불과 몇 주 전의 일이다.
마침, 그 근처에 갈 일이 생겨 구경을 가보기로 했다.
안양남부시장도 안양의 다른 많은 시장들처럼 쾌적하게 지붕이 올려져 있었다.
햇볕이 잘 들도록 밝고 높아 시원한 풍경이다.
무엇보다 요즘같은 더운날, 시원하게 시장을 거닐 수 있어서 좋다.
재래시장들이 고객을 불러모으기 위해 무척 애쓰고 있다는 인상이다.
안양남부시장은 한줄로 길게 늘어선 작은 규모의 시장이었다.
그러나 없는 것은 없어보인다.
생선이며, 야채, 건어물등...
그중에서 내 눈길을 사로 잡은 것들은 이렇게 산더미로 쌓여있는 국수!
보기만 해도 국수요리가 먹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식당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 국수를 사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또 공구나 농기구가 필요한 사람들은 이런 철물점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보기 힘든 호미와 곡괭이, 도끼까지 모두 살 수 있다.
야무지게 생긴 농기구들을 보는 건 즐겁다.
그런데 뭐니뭐니해도 이 남부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마늘과 방앗간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잘 말린 마늘들이 산더미로 쌓여 있었다.
가격도 저렴해 보인다.
또 방앗간들이 줄지어 여럿 있었는데, 방앗간 앞에는 빨간 마른 고추가 자루마다 한가득씩 담겨 있었다.
내가 이 앞을 지날 때, 한 아저씨가 자전거 뒷칸에 고추가루를 한보따라 싣고 출발하고 계신 걸로 보아,
여기서는 직접 고추를 골라 빻아서 갈 수 있는 듯 했다.
그렇다면, 무척 안심하고 고춧가루를 살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고추는 볼 줄 모르는데, 잘 생긴 모습들이 신선해 보인다.
무엇보다 이 시장에는 수입농산물들이 아닌 정말 토종 우리 농산물과 제품들로 가득 찬 느낌이다.
손님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는데, 필요한 것들을 사러
알만한 사람들은 다 올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특히, 고춧가루와 마늘을 사려면 안양남부시장에 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