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폐허가 된 성터와 운하의 아름다운 수문들, 프랑스 '에데'(Hédé)

반응형



프랑스 서북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 '에데'(Hédé)라는 곳은 옛날 브르타뉴 지역이 프랑스에 통합되기 전, 브르타뉴의 변방으로 프랑스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던 지역이었다.

그래서 이곳에는 프랑스군을 막기 위한 요새성이 존재했었다.



지금은 페허로만 존재하는 에데의 성이 언제, 어떤 경로로 다 허물어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폐허의 성터 위를 거닐 때는 늘 그 처연함에 슬픈 마음이 든다.



에데를 방문한 날은 햇볕이 아주 좋은 여름이었다.

그래서 성곽의 그림자가 짙은 그늘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 그늘을 따라 아직 존재하는 허물어진 약간의 성곽 둘레를 걷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성도, 성곽도 남아있는 건 이 정도가 거의 다다.



물론, 나는 이 성터를 보기 위해 에데를 간 것은 아니었다.

에데에 존재하는 유명한 볼거리는 페허의 성터가 아니라, 깊숙한 내륙 긴 운하 위에 존재하는 수문들이다.


그 수문들을 보러 가기 위해서는 성터를 지나 오솔길을 따라 한참을 더 들어가야 한다.

큰 나무들이 서늘한 그늘을 만들고 있는 오솔길을 걸으면서 귀국을 하면, 오래 전에 그리기를 멈춘 수채화를 다시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는데, 그건 바로 이 오솔을 걸을 때였다.

햇볕과 나무가 만드는 빛의 조화가 너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운하에 당도했다.

우와~

바로 그 유명한 에데의 수문들이다!   

지금은 더이상 쓸일도 없는 옛날 운하의 수문들이지만, 잘 손질하면서 보존하는 느낌이었다.



이 운하는 도버해협에서 생말로(Saint-Malo)에서 러동(Redon)까지 잇는 물길의 일부로, 렌(Rennes)을 브르타뉴에서 상업적인 도시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한 운하이다.

에데에 존재하는 운하는 바로 끊어진 랑스(Rance)강과 빌랜느(Vilaine)강을 잇는 것으로 18세기 건설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브르타뉴에서 에데의 운하는 무척 중요한 문화유적인 것이다.



총 열 한개의 수문들이 길고 좁은 운하 설치되어 있다. 

우리처럼, 운하를 구경하기 위해 일부러 온 사람들도 보이고, 근처 마을 주민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이 운하변을 산책하고 있기도 했다.



수문의 모습은 제각기 다 다르고, 귀여운 모습들이다.

더이상 열고 닫을 일 없는 수문 위를 꽃들로 꾸며놓기도 했다. 

운하의 길이가 몇 km였더라?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수문 끝에서 끝까지 왕복하는 데 제법 시간이 걸렸다. 



운하 가장자리에는 산책하기 좋게 길이 잘 닦여 있다.

그리고 수문이 있는 곳에는 꽃들로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여름, 에데 운하변에는 수국이 한창이다.

전원적이 분위기와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에데 운하의 수문들을 꼭 보러 가길 권하고 싶다.

절로 마음의 평화가 깃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