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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마로니에(marronnier, 칠엽수) 가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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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서울대학병원을 나와 탄천변 산책로를 걸어 '한국 가스공사' 버스정류장을 향해 가려면, 꼭 병원 앞에 '마로니에'(marronnier) 가로수 길을 지나야 한다.

마로니에는 우리나라에서 '칠엽수'라고 불린다. 아마도 잎이 일곱으로 갈라져서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사진 속 길 위의 나무들이 모두 마로니에다.

처음 병원을 다니기 시작한 9년 전만 해도 마로니에 나무들은 이렇게 울창하지 않았다.

그 사이 나무들이 정말 많이 자랐다.

요즘은 제법 넓고 짙은 그늘을 드리우는 가로수로 크게 성장을 했고, 열매도 꽤 많이 열린다.  

지난번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던 한 날을 고개를 곧추 세워 마로니에 잎들을 사진찍었다.

갈라진 마로니에 잎들 사이로 햇살이 눈부시게 부서져 내린다.

특히, 내가 1년마다 정기 검진을 받으러 다니는 시기는 9월로,

이맘때면 '마롱'(marron)들이 익어 바닥에 떨어지는 시기이다 보니, 마롱을 즐길 수 있는 행운도 누린다.

마로니에 열매를 불어로는 '마롱'이라 불리는데, 밤 또한 불어로는 '마롱'이다. 

그러나 마로니에의 '마롱'은 먹을 수 없다.

자칫 먹어보려고 시도했다가는 설사를 쏟게 될 것이다.ㅋㅋ  


그래도 마롱들은 가을의 풍취를 느끼게 해주는 장식품으로는 안성마춤이다.

나 말고도 아에 지나다 말고 차까지 세워놓고 마롱을 줍고 계신 소녀같은 분을 만나기도 했다.

나도 길가에 뒹굴고 있는 마롱 몇알을 주워 가방에 넣었다.

신발장 위에다 놓고 현관을 오가며, 가을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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