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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프랑스의 특별한 마을 축제, 벼룩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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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경은 2년 전, 프랑스 렌의 '끌뢰네'(Cleunay) 마을에 살 때, 우리 동네에 펼쳐졌던 벼룩시장 풍경이다.

6월 한 날, 열린 벼룩시장은 1년마다 치뤄지는 마을잔치 같은 것이었다.

프랑스에서 많은 마을은 일년에 한번씩은 날을 고정해 벼룩시장을 여는데, 그건 마을의 축제 역할을 한다.

온 동네 주민들이 창고에 쳐박아 두었던 안쓰는 물건들을 내놓고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는 때도 이날이다.

마을의 주민자치회에서는 맛난 간식을 파는 부스도 열어 수익금을 모으기도 한다. 


벼룩시장 나들이를 좋아하는 내가 이런 즐거운 마을 행사를 놓칠 리가 없다.

나는 큰 배낭을 어깨에 메고 이른 오전, 부지런히 벼룩시장이 열린다는 골목으로 나갔다.

다른 마을과 비교해, 끌뢰네 우리 마을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은 무척 큰 규모였다.

재미난 물건들이 너무 많다~ 


물론, 큰 가방을 챙겨 나갔다고 하지만 귀국을 앞둔 여행객의 신분으로, 나는 무게가 나가거나 부피가 큰 것을 구입할 수는 없었다.

꼭 챙겨와야 할 짐이 너무 많아, 아주 작은 기념품이 될 만한 것들이나 그것도 몇 개 정도 사야 할 형편이었다.ㅠㅠ

그저 구경을 하는 것으로 만족~



이 사진을 찍은 건 순전히 중앙에 보이는 '오리들이 장식된 철로 만든 옷걸이' 때문이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가방에 여유가 있었다면, 저걸 꼭 샀을 것이다.

현관 앞에 설치해 놓고 코트 걸이로 쓰면 무척 좋아보일 물건이다.



이 사진은 노란 호두깎기 때문에 찍었다.
이 호두깎기는 나도 하나 가지고 있는데, 프랑스에서 호두를 깔 때는 좋지만, 한국 호두는 너무 딱딱해 정말 깨기가 힘들다.
옛날이면, 사서 친구들에게 재밌는 선물로라도 주었을 텐데, 이것도 그냥 지나쳐야 했다.
그 아래 야채가 그려진 주물로 된 걸이도 마음에 든다.
이건 부엌에 설치해 놓고, 행주나 앞치마를 걸어놓을 때 쓰면 정말 좋겠다.
그러나 역시 생략~ㅠㅠ
이런 물건은 부피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서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는 물건이다.


이 사진은 갖고 싶은 것이 있어서 찍은 것은 아니다.
너무 낡은 옛날 가방이랑 정말 쓸모없어 보이는 후라이팬들이 과연 팔릴 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무섭게 생긴 인형~ㅎㄷㄷ
프랑스에는 정말 아기처럼 생긴 무서운(!) 인형들이 많다.
옛날 공포 영화에 왜 아기 인형들이 종종 나오는지 알 것 같은...
이 인형도 예쁘지만, 엄청 무서웠다.


그리고 이 사진속 빨강 하양 체크 뚜겅의 병은 프랑스에서 대중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본 마망'(Bonne Maman)이라는 상표의 '잼' 병들이다.
다 쓴 빈병들도 이렇게 판매되고 있는데, 과연 팔릴 지는 의문이다.
나는 이날, 큰 가방을 들고 나갔지만 그저 레이스로 뜬 화병받침 두 개와 수실을 몇개 샀을 뿐이다.
짐가방 옆구리에 쿡 찔러 넣을 수 있을 만큼, 작고 적은 부피를 차지하는 양이었다. 


우리 동네에는 백인들은 물론, 유색인종들도 무척 많다.
멋장이 흑인 아가씨들과 몸 전체를 검은 의상으로 꽁꽁 싸맨 회교도 여성들이 너무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러다가 아직 끝이 나려면 여러 시간 남은 오후,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은 나같은 관광객이 다인듯 했다.
어디에 있었는 지 몰랐던 비닐들이 갑자기 등장해, 좌판의 물건들을 덮었다.
빗방울이 제법 굵어져 더는 벼룩시장을 계속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별로 움직이는 내색이 없다.


나도 몇몇 사람들과 함께 잠시 처마가 길게 나온 건물로 비를 피했다.


구경을 하는 사람도, 벼룩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무척 익숙한 일인듯한 태도와 표정들이다.
언제 어느때, 비가 올 지 모르는 이곳에서는 너무 흔한 사건 같아 보였다.
나만, 잠시 비가 잦아든 틈을 타서 얼른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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