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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국내여행

비내리는 가을 무등산 새인봉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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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있는 무등산에 간 것은 단풍이 한창이던 지난 주, 비오는 날이었다.

마침 일이 있어서 하늘풀님과 광주에 갔다가 하루를 더 묵고 광주를 여행했는데, 우리가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가 무등산이었다.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광주시민들의 정기는 무등산에서 받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무등산을 가보면, 광주를 가장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루 맛배기 산행이라, 높이 가지는 못하고 그저 산자락만 거닐다 올 수도 있었는데, 인정 많은 광주의 한 지인이 우리와 산행을 동행해 주기로 한 덕분에 맛배기 산행치고는 무척 아름다운 코스를 안내받았다.

증심사 자락에서 아무 표시도 없는 작은 오솔길로 들어서니, 비로서 무등산임을 알 수 있는 플랜카드가 걸려 있었다.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점심식사까지 하고 마냥 게으름을 피웠지만, 비는 쉬이 멈추질 않았다.

결국, 우산을 받으며 빗길을 나섰다. 

종종걸음의 나를 한참 앞질러 하늘풀님과 지인은 벌써 저만치 갔다.

척척 너무 잘 걷는 그들을 쫓아가느냐고 나는 땀을 꽤나 흘렸다.ㅠㅠ

새인봉까지 간다고 했다.

많이 왔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벌써 새인봉이 1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났다.

'1km야 우습지?' 하며, 자신감 넘치게 발길을 떼었는데...

 1km가 끝나질 않는다...ㅠㅠ 

점점 높아갈수록 산이 안개에 둘러싸인 풍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 산행을 한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안개 짙은 숲!

이런 숲은 처음이라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아름답다.

한없이 뒤쳐지면서도 나는 사진을 조금씩 찍으며 총총 뒤를 따랐다.

그러다 이렇게 대나무 숲도 만나고...

중부지방 산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역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그러다가 만난 바위~

붉은 편암이 낯이 익다.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 흔한 빨간색 편암을 떠올리게 하는 암석이다.

사실 무등산자락에서도 이와 비슷한 돌들과 흙을 보면서 올라왔었는데, 산마루를 거의 다 올라 왔을 무렵에는 이렇게 거대한 암석을 이루고 있었다.

우와! 이런 기암절벽도 붉은 암석이다.

점점 주변 풍경이 범상치가 않다.

새인봉에 다다를수록 암석과 절벽이 많이 나타났다.

그리고 도착한 새인봉 바로 아래 전망대!

그런데...

아무것도 안보인다..ㅠㅠ

우리를 이곳으로 안내한 분은 우리에게 이 아래 펼쳐지는 풍경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표현하셨다.

나는 그런데 아무것도 안보이는 바로 이 풍경도 너무 아름다워, 좋았다.

정말 아무것도 안보인다.

비경이라는 풍경은 이렇게 물안개 속에 꼭꼭 모습을 감춘 채 절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무등산 등반은 좋았다.

하늘풀님과 나는, "우리 무등산에 다시 오자!" 했다.

어디든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은 절대로 흔하지 않은데, 무등산은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다시 와보고 싶은 산이다.

물안개 자욱한 무등산의 새인봉 산행은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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