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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국내여행

대부도 바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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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대부도를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어서였다.

그저 확 트인 바다가 보고 싶었다.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가 대부도다.

원한다면, 대중교통으로 두 시간 정도만 달려가면 바다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살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대부도로 달려갔다.

그날은 가을, 흐린 한 주말이었다.

흐리기도 했지만, 마침 계속된 휴일 막바지인 덕에 대부도는 한산했다.

바로 전날까지 방문객이 엄청 많았다는 이야기를 지나는 행인을 통해 듣고는 날을 잘 정해 왔다고 좋아했다.

흐린 날조차 바닷가를 산책하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낮게 드리운 검은 구름이 금방이라도 비를 퍼부을 기세다.



사람들이 저나없이 멋있다고 하는 대부도 바다풍경은 아마도 이런 것이었던 것 같다.

멀리 송도의 마천루들과 풍력발전기의 바람개비들이 보이는...

그러나 나는 저것들이 없으면, 대부도의 바다풍경이 훨씬 더 멋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도 입구에서 만나게 되는 조력발전소와 시화호,

섬 곳곳에 세워져 있는 위압적인 고압전기 철탑들과 

아름다운 해변을 차지하고 있는  풍력발전기들이 대부도의 아름다운 풍광은 물론, 

생태적 환경까지 파괴시키고 있는 주범들은 아닌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이런 시설물들을 겨우 피해 사람들이 거닐 수 있는 해변에는 

근처 캠핑장에서 쏟아놓은 쓰레기들과 바다 저편에서 떠밀려온 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멀리서 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해안, 그러나 걸으며 가까이 발밑을 보면 자잘한 쓰레기들로 가득하다.

결국, 대부도를 찾는 나같은 사람들까지 대부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해치는 주역인 것이다.

그러나 방문객들이 아무리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주민들이 아무리 해안을 청소한다고 해도, 

저 건너 뭍으로부터 밀물에 쉼없이 떠밀려오는 쓰레기를 막을 방법은 없어보인다. 



치유보다는 더 많이 인간이 만든 문명과 인간인 우리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현장을 대면하게 하는 대부도 바다...   

그래서 대부도의 바다는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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