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의 ‘3.8 세계여성의 날’ 포럼현장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추운 겨울이 지나고 3월이 되면, 렌은 문화행사로 활기가 넘치기 시작한다. 이 활기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바로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제’다. 렌 시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3월 초부터 말까지, 거의 한 달 동안 펼쳐진다. 여성주의적인 관점의 학술 심포지엄, 토론, 영화상영, 전시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나는 렌에 사는 2년 동안은 한 해도 놓치지 않고 3.8세계 여성의 날 행사들을 보기 위해 돌아다녔다. 지방의 행정수도라고 하지만, 소도시에 불과한 작은 도시에서 한 달 내내 펼쳐지는 엄청난 규모의 세계 여성의 날 행사는 무엇보다 그 자체로 나를 압도시켰다.

 


사진들은 <몸과 정체성>이란 주제로 열린 어느 해, 3월 8일 시내 레알 건물에서 열린 포럼현장에서 찍은 것이다. 몸과 정체성에 관심이 집중된 만큼, 아프리카 여자 어린이들의 성기에 가해지는 잔혹행위인 할례, 유방암으로 인한 가슴절제 수술에 따른 몸의 변화를 겪은 여성들의 이야기는 내게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날은 아프리카의 상황을 알리는 부스들이 많이 마련되었다. 

아프리카의 여성들의 자립을 돕는 단체들마다 그 고장에서 온 아프리카 여성들이 그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있었다.



A.C.Z.A.는 아프라카 '코트 디브와르'(Côte d'Ivoire) 주변 국가 여아들의 할례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치는 단체이다.

아프리카 여아들의 할례와 관련된 이야기는 정말 잔인하다.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도 이날 부스를 펼쳤다.

여성인권을 위해 암네스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들을 소개하고 암네스티에서 출판된 여성의 인권상황을 알리는 그림책들도 전시했는데, 이 책들은 내게 무척 흥미로웠다. 



포럼이 열리고 있는 레알 밖, 광장에서는 한 무용수의 퍼포먼스가 열리고 있었다.

한편, 이 행사는 시작에 불과하다. 포럼을 기점으로 여성인권과 관련한 많은 다큐영화와 전시회, 컴퍼런스들이 도시 곳곳에서 3월 내내 진행된다. 이런 것들만 따라 다녀도 시민의식이 절로 신장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3월 8일이 다가오고 있다. 분명, 또 렌은 무척이나 신선한 테마를 가지고 '3.8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문화제를 선보일 것이다. 돌아와 아쉬움이 있다면, 수준높고 다양한 시민을 위한 문화행사들을 경험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시에서도 전시성 행사가 아니라 좀더 지속적이면서도 시민의식을 고양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