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르타뉴의 친절한 시민들과 친절한 시스템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나는 프랑스의 다른 지역에서 살아보기도 하고 여행도 많이 해 보았지만, 브르타뉴인들만큼 친절한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길을 좀더 잘 확인하기 위해 거리에서 지도를 펼쳐 들기라도 하면, “도움이 필요하세요?” 라고 물으며, 어디선가 바로 사람들이 나타나 먼저 친절을 베푸는 것을 경험한 곳은 브르타뉴가 유일했다. 

그래서 이곳에 도착한 초창기에는 지도를 꺼내기조차 눈치가 보였다.  


또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잠시 멈추기라도 하면, 지나가던 차들이 바로 멈추는 곳도 브르타뉴가 처음이다. 

다른 지역의 운전자들도 길을 건너려는 사람 앞에서 차를 멈추는 일은 많았지만, 브르타뉴 사람들은 길 가장자리에 서 있기만 해도 차를 멈추고 건너라는 손짓을 할 때가 정말 많다. 

한번은 빨간 신호등에서조차 건너가라며, 차를 멈추는 당혹스러운 상황을 경험하기도 했다. 

  

<우연히 버스 안에서 만난 검표원, 사진을 찍고 싶다는 내 말에 무척 어색해 하면서도 포즈를 취해 주셨다.>


무엇보다 내가 감동하는 건 시 정책에서조차 친절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살아본 경험이 있는 도시인 몽쁠리에나 릴은 모두 ‘꽁트롤레르’(controleur)라고 불리는 검사원들이 불시에 버스나 지하철에 들이닥쳐, 차표를 검사할 때가 있다. 

보통 때는 자율적으로 차표를 기계에 찍게 되어 있어, 학생들 중에는 버스비를 내지 않고 타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버스검사관이 들이닥쳤을 때, 차표가 없는 사람은 차비의 200~300배를 벌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그 자리에서 수표를 쓰지 못하는 사람들은 경찰서로 끌고 간다. 


렌이라고 해서 버스검사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렌은 불시에 차표를 검사하는 검사원은 없다. 대신, 젊은 아르바이트생들이 가끔 버스나 지하철 입구에서 차표를 검사할 때가 있을 뿐이다. 

그러니 차비가 없는 사람은 차를 안 타면 되고, 또 차비를 내지 않으려고 생각했던 사람은 마음을 고쳐먹고 버스 운전사나 지하철 자판기에서 표를 사면 되니, 엄청난 벌금을 물을 일은 절대로 생기지 않는다. 

나는 렌 시의 이런 교통정책에서조차 상냥한 브르타뉴의 모습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