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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샤또브리앙이 유년시절을 보낸 ‘꽁부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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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에서 북쪽으로 조금 가면 꽁부르(Combourg)라는 도시가 있다. 

꽁부르는 아주 작은 도시로, 이 곳에 12세기에서 15세기까지 건설된 것으로 ‘돌 드 브르타뉴’의 대성당을 프랑스군의 침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건설된 '꽁부르성'(Château de Combourg)이라고 부르는 요새성이 있다. 

브르타뉴에는 작가 샤또브리앙(François-René de Chateaubriand)의 추억이 담긴 곳으로 유명한 장소들이 많다. 

샤또브리앙의 무덤이 있는 생말로도 이런 곳 중 하나지만, 꽁부르성은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곳으로 특히 유명하다. 



1761년에 샤또브리앙의 아버지는 그의 삼촌인 뒤라스 공작(duc de Duras)으로부터 이 성을 구입한다. 

샤또브리앙이 8세였던 1777년, 샤또브리앙은 이곳으로 이주해, 상속자인 형 장-밥티스트(Jean-Baptiste)와 함께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이 성에 머물게 된다. 

샤또브리앙의 가족들은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 성도 빼앗겼다가 1797년에 다시 이들 가족에게 돌려졌고, 그 뒤 1875년 장-밥티스트의 손자 Geoffroy de Chateaubriand에 의해 수리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둘러 볼 수 있는 꽁부르성 내부에는 작가인 샤또브리앙의 발자취를 읽을 수 있는 물건들과 그 집안에서 수집한 진귀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내게는 큰 흥미를 끌지 못했다. 

샤또브리앙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지만, 서양 귀족들의 호사스러운 취미를 반영한 물건들은 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성 내부를 슬쩍 둘러보고 나와, 나는 성을 둘러싸고 있는 정원을 오랫동안 걸었다. 



성 둘레는 나무들과 화초들이 자연스럽게 조성된 넓은 영국식 정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흐드러진 키 큰 주목나무의 잎들이 성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고 있었다. 
정원이 어찌나 넓은지 정원을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도 넘게 걸린 것 같다.


샤또브리앙은 그의 책에서 ‘꽁브르성에서의 어린시절 경험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고백했다는데, 고즈넉한 느낌을 주는 정원만 거닐어도 그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성을 나와서는 근처에 있는 호수도 한 바퀴 돌았다. 꽁부르성 발치 아래는 ‘락 트랑낄’(Lac Tranquille: 고요한 호수)이라고 불리는 넓은 호수가 위치해 있는데, 성과 어울어진 호수 건너편 풍경은 브르타뉴의 고성을 소개하는 책자에 빼놓지 않고 나올만큼 절경이다. 

위 사진은 성 위에서 바라다 호수 풍경이다. 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얼른 달려가 호수를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호수는 이름처럼 매우 고요하고 잔잔했다. 

무엇보다 호수 건너편에서 바라다 보이는 성과 호수, 가장자리에 줄지어 서 있는 미류나무들과 어울어진 풍경은 마치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듯했다. 

나는 오랫동안 그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한채 걸어야 했다. 

아름다운 경치에도 놀랐지만, 이 모든 것들이 사유재산이라는 사실에 더 놀라며 걸었다. 

성과 성 둘레의 정원, 호수까지, 모두 지금도 샤또브리앙의 후손이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호수가장자리는 지방정부나 국가에서 관리하는 만큼 정돈이 잘되어 있지 않았다. 

호수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편의시설은 거의 없고, 호수 둘레도 손질이 잘 되어 있지 않아 조금 아쉬움이 있었다. 

'호수는 지방정부에 기증을 해도 좋지 않을까? 그렇다면, 더 관리를 잘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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