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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푸제르(Fougères)의 중세마을(Village médié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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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푸제르(Fougères)라는 도시에는 중세의 건축물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는 ‘중세마을’(Village médiéval)이라고 이름붙여진 작은 마을이 있다. 

건물 벽은 적갈색의 화강암을 벽돌로 쌓은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푸제흐를 넑고 높게 둘러싸고 있는 계곡에 드러난 화강암과 같은 돌이었다. 

그래서인지 계곡과 마을은 매우 조화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적갈색 화강암으로 견고하게 쌓은 집들은 낭송강을 끼고 골목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어깨를 맞댄 채 서 있었다.

이런 집들이 중세건축물? 그건 분명 아닐 것이다.

이 마을이 '중세마을'로 불리는 이유가 궁금했다.

무척 소박해보이는 집들로 이루어진 골목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중세마을' 안에는 아주 멋스럽게 지은 꼴롱바주 집들이 여러 채 존재했다.

함각지붕 형태를 띤 나무대들보로 지은 전형적인 이 지방의 중세 건축물이다.

2층이 돌출되어 있는 '앙꼬르벨망식' 꼴롱바주 형태로, 얼마전 칠을 새로 한 듯, 아주 말끔한 모습이었다. 

프랑스에서 사는 친구의 말이, 나무에 칠을 지속적으로 해주어야 해충으로부터 건축물을 지킬  수 있다고 한다. 



우와!

이 집들도 너무 귀엽고 멋지다.

푸제르에서 거의 몇 개 남아 있지 않은 꼴롱바주 건축물인 듯 했다.

게다가 이 세 건축물은 너무 멋스러워, 푸제르에서 자랑거리로 삼고 있는 것들 중 하나다. 



그러나 이 마을이 무엇보다 아름답게 여겨지는 건 건물들보다 마을 사이를 관통하는 작은 폭의 낭송강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성을 지나 집들 발치 아래 딱 붙어 흐르는 강은 마치 유럽의 유명 도시에서 본 운하들을 연상시켰는데, 운하보다 훨씬 맑은 물이 또랑또랑 소리를 내며 집들 사이를 가로질렀다. 

사람들이 뒷문으로 나와 물을 떠갔을 수도 있겠다 싶은 문들과 계단들이 물가까지 놓여 있기도 했고, 옛날의 빨래터였다는 곳까지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

 


빨래터가 바라다 보이는 다리 위에는 옛날에 이 빨래터가 염색, 직물, 가죽무두질 작업현장이기도 했다는 안내판이 걸려 있었다. 

17~18세기, 프제흐는 아마포 직조와 가죽 산업이 크게 번성했다고 한다. 당시 이 산업에 종사한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지금은 너무 낡아 돌아가지 않고 멈춰져 있는 물레방아들의 규모가 경제적으로 여유있었던 옛시절의 흔적을 보여준다. 

그러나 손대면 금방이라도 바스러져내릴 것 같은 낡은 물레방아들은 세월의 흐름과 도시의 퇴락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지금은 물레방아도 멈춰 있지만, 낭송강가의 빨래터도 한적하기만 하다. 

그저 관광객의 눈길을 끌며, 그들의 사진 속에 배경으로 담겨질 뿐이다. 



중세 마을은 ‘쟈르댕 쀠블릭‘(Jardin publique)이라고 부르는 ‘시민 공원’으로 이어져 있다.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세워진 성곽을 끼고 좁고 높은 비탈길을 따라 정원이 만들어져 있었다. 

관광안내소 직원은 내게 이 공원 꼭대기에서 보이는 성의 풍경을 꼭 보길 권했는데, 그 사람 말대로 시민공원에서 내려다보이는 성의 모습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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