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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아이디어

지하철 쇼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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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지난주 부모님댁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을 때 만난 지하철 안에서 물건을 파는 한 상인의 수레이다.

마침, 내가 서 있는 바로 앞에 수레를 세우는 덕에 나는 아주 가까이에서 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분는 무릎보호대를 팔고 계셨다. 

가격도 무척 저렴해 무릎보호대를 사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물론, 나는 이미 오래 전에 똑같이 생긴 무릎보호대를 산 적이 있다.

지금은 장농안에 깊숙히 쳐박혀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등산을 할 때 상비용으로 배낭에 챙겨 다니기도 했다.


사실, 나는 지하철에서 물건을 사는 걸 엄청 좋아한다.

지하철 안에서 파는 물건은 거의 사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지하철 안에서 이렇게 상인을 만날 때, 내가 혼자 그 물건을 살 때는 그저 그런 물건이고,

나와 몇몇 사람들이 구입을 한다면 그건 무척 쓸모 있는 물건이다.

그런데 나조차도 사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엄청 허접한 것일 때다.

나는 상인의 홍보가 채 끝나기도 전에 지갑을 열고 구매를 준비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지하철에서 파는 물건은 거의 다 사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도 무릎보호대가 없었다면, 나는 바로 하나 장만을 했을 것이다. 


이 상인에 앞서, 다른 분이 물건을 팔기도 했었다.

그분이 내놓은 것은 길이가 조절되는 효자손!

무척 편리해 보이기도 하지만, 나는 이미 대나무 효자손(물론, 아직 효자손이 필요한 나이는 아니다.ㅋㅋ)을 가지고 있기에 

이 물건은 나를 그다지 자극하지 못했다.

뒤이어 나타난 '무릎보호대' 상인은 이미 내가 갖고 있는 물건을 가지고 나타났으니, 나로서는 유혹이 될 리가 없다.

그런데....

무릎보호대 뒤를 이어, 또 나타난 상인이 판매한 물건은 '실리콘 귀후비개'!

이날은 어떻게 한 지하철에서 세 명이나 되는 상인을 만난 것인가?

'실리콘 귀후비개'는 귀를 파는 부분이 실리콘으로 되어 있어서 귀를 다치지 않게 도와줄 뿐더러,

불까지 달려 있어서 귀 안이 무척 잘 보이게 제작된 물건이었다.

실리콘재질이라는 것에도 귀가 '번쩍!' 했는데, 거기다가 불까지 밝혀지는 것을 본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게다가 이 귀후비개 가격은 단돈 1,000원!

이건 안 살 수가 없다!@@


그러나...

나는 '알뜰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 않은가?

'1년 동안 물건을 하나도 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지, 꼭 두 달이 채 안되어 이 프로젝트를 접어야 하나?' 

순간, 아주 심하게 갈등을 했다.

그러나 단돈 1,000원 때문에 이 중요한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참았다.

나 스스로 아주 대견하다는 칭찬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시 한번 구매욕구로부터 의연함을 보인 내가 자랑스럽다.

지난 달 쇼핑센터의 할인이벤트 이후, 두번째로 심하게 나를 흔들었던 사건이었다.

ㅎㅎ

그렇게 다시 알뜰프로젝트를 두 달 째 잘 실천을 하고 3월 1일을 맞이했다.

한달 한달이 쉽지 않은데, 이런 애씀이 싫지 않고 기분도 좋다.

3월도 즐겁게 알뜰프로젝트를 실천하자~

그래도 그날, 지하철에서 본 '실리콘 귀후비개'는 엄청 마음에 드는 물건이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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