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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프렌치 라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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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산자락 화원에 봄꽃들이 한창이다.

화초들이 늘어서 있​는 좌판에서 라벤다를 발견!

생김새로 봐서는 바로 내가 찾는 바로 그 라벤다다.

나는 프랑스에서 키웠던 '일글리쉬 라벤다'를 찾고 있었다.

잎이 뾰족하면서 꽃이 길게 총총 피어나는, 라벤다 중 대표적인 품종인 것을 원하는데, 쉬이 발견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어린 라벤다 묘목들은 서로 너무 비슷해, 내가 찾는 잉글리쉬 라벤다로 착각하고 해마다 장만한 라벤다만 벌써 네 종류였다.

내가 찾는 라벤다라고 확신하고 사와, 막상 조금 자라면 그 라벤다가 아니었다.

그래도 약간씩 모양이 달라도 모두 같은 라벤다니까 괜찮다고 애써 위로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비슷한 라벤다를 발견한 것이다.

게다가 크기도 크고 꽃망울까지 크게 맺혀, 곧 꽃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더 반갑다.

나는 얼른 라벤다 화분 하나를 들고 왔다.

​집에 와서 찬찬히 보니, 잉글리쉬 라벤다에 비해 약간 잎이 더 길고 풍성한 것 같기도 하고...

꽃이 너무 짤딱만해 보이기도 하고...

온실에서 자라서 그런 거라고, 꽃대는 꽃이 피면서 쑤욱 길어질 거라고, 마음 편한 쪽으로 자꾸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이고!

프렌치 라벤다다!

완전히 꿀꽃이 피는 '프렌치 라벤다'!

프렌치 라벤다로 치면, 내가 가장 원하지 않는 라벤다이다.

이유는 꽃이 '라벤다스럽지 않고' 완전히 '꿀꽃'을 닮았기 때문이다.

좁은 화분에 두 그루가 비좁게 심겨져 있는 것을 각각 따로 심어주었다.

예상대로 경쟁에서 밀린 아이는 꽃도 열릴 기미가 없고 작기도 엄청 작다.

내가 미워하는 줄도 모르고 꽃송이를 매단 프렌치 라벤다는 넓은 화분에서 기지개를 켜며, 사온지 며칠 지나지 않아 꽃망울을 터뜨렸다.

이로써 작년에 잘못 사온 것까지 합해서 프렌치 라벤다도 두 종류가 되었다.ㅠㅠ

​화분에 잘 심어놓고 보니, 탐스러운 것이 꿀꽃을 닮은 프렌치 라벤다 꽃이 예뻐 보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프렌치 라벤다를 좋아하나?

어쩜, 나도 꿀꽃을 닮은 프렌치 라벤다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제 라벤다는 그만 사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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