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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국내여행

경주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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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곳은 옛날에 '안압지'라고 불렸던 '월지'이다.

'동궁과 월지​'라는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는 이곳에 다시 온 것은 거의 10년만이다.

​경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로 얼마 안되는 거리에 동궁과 월지가 있다.

입장료는 성인 2,000원, 어린이는 600원밖에 되지 않는다.

​입구에서 표를 제시하고 들어가면 된다.

그런데 그 사이 이름이 바뀌었다.

나는 잠시 입구에서 내가 도착한 곳이 옛날의 그 '안압지'가 맞는지 잠시 두리번거렸다.

나같은 사람이 아직 많은 듯, 이곳이 옛 안압지라는 사실을 잘 명시해 놓았다.

​나는 '안압지'에서 '동궁과 월지'로 이름이 바뀐 이유가 궁금해 정문 옆에 마련된 영상관에 들어갔다.

여기라면 그 이유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동궁과 월지'에 관한 설명 외에 이름이 바뀐 이유를 알 길은 없었다. 

그러나 영상관에서 '동궁과 월지'에 대한 설명을 영상을 통해 자세하게 보고 들은 것은 참 좋았다.

문화재를 소개하는 영상으로는 무척 잘 만들어, 꼭 영상관을 거치길 권한다.

​월지는 여전하다.

내가 마지막으로 왔을 때는 뜰에서는 유적발굴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모두 마무리를 짓고 정리를 잘 해 놓았다.

​월지는 연못의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어느 곳에서 봐도 똑같은 풍경이 잡히지 않도록 고안되었다는 것을 영상관의 자료를 통해 알았다.

그러고 보니, 더 잘 알겠다.

​월지 가장자리에 있는 누각과 돌로된 높은 축대는 언제 봐도 늘 늠름한 모습이다.

나는 이번에도 연못 둘레를 한바퀴 돌았다.

월지의 물은 고여있지 않고 흐르는 것도 특징이다.

영상 해설에는 이러한 사실이 소개되어 있지 않지만, 연못 저 끝에서 물이 들어와 구불구불한 곡선으로 된 연못 가장자리를 돌아 반대편에 물이 나가는 길이 있다.

월지 가장자리의 굴곡들이 단순하게 멋을 내기 위함만 아니라는 걸 확인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그래서 그런가? 아니면 기분 때문일까? 월지의 물은 맑으면서도 찰랑찰랑 물결치는 느낌이다.

높은 축대 위에 누각이 세워져 있는 ​건너편에는 가까이 다가가 허리를 깊이 숙이면 물이 손에 닿을 듯 야트막한 둑으로 조성되어 있다. 

​그리고 물가를 걸으며 산책할 수 있도록 산책로가 잘 닦여져있다.

​나는 키큰 소나무 그늘에 앉아 한참을 앉아 있었다.

그늘이 없는 데는 햇볕이 너무 뜨거운 5월 한 날이었는데, 월지 나무 그늘은 서늘하기조차 하다.

​월지의 전체적인 풍경이 이 위치에서 가장 멋스러워 보인다.

이곳이 동궁 건물들이 있었던 장소란다.

동궁건물지들은 주춧돌만 남아 있지만, 너른 뜰 위에 남아 있는 주춧돌들은 당시 동궁이 얼마나 큰 규모였는지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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