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시작했다

질병과 함께 살기


<2006년 7월 28일>

병원에서 나눠준 간단한 운동이 소개된 자료를 가지고 어제는 운동을 시작했다.

팔이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살짝살짝 30분간을 겨우 하고는 "유방암을 이기는 운동요법 30분"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은 최소 6주가 지나야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 소개되어 있어, 어제는 그것을 좀 읽어보기로 했다.

우선 여러가지 유방암의 진단과 치료방법들을 소개하면서 글을 시작한다. 

그것을 다시 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었지만, 다시 꼼꼼하게 읽어본 것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우선 나는 내가 '유방재생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선택이 얼마나 잘한 것인지 그 책을 보면서 알았다.

다른 부위에서 조직을 떼어내 인공적으로 가슴을 만들면서 그 떼어낸 부위는 피할 수 없는 부작용과 고통이 있게 마련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그 책을 보면서야 깨달았다.

사실, 이런 것들을 면밀히 살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었는데, 두고두고 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중요한 것은 인공가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슴이 하나 없다는 사실, 그런 내 몸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상황에서 바른 자세를 갖는 것, 그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 임파선으로 조금도 전이되지 않아, 모든 임파선을 살린 상황에서 핵의학과에서는 임파선 주변의 방사선 치료를 28일 간 하자고 했다.

그것으로 예견될 수 있는 부작용을 소개하고 거기에 사인을 하라고 용지를 내미는데, 대부분은 피부질환과 통증은 물론 드물게는 '임파선 부종"과 심하면 임파선을 제거해야 하는 엄청난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나는 그 치료를 거부했다.

더 지켜보면서 그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그 때 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 의견을 의사도 받아들여 주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역시도 참 잘한 판단이라고 생각했다.

"임파선 방사선치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병원에서 소개한 것보다 훨씬 심해 드물게는 "신경마비", "다른 암 발생"등, 실로 감당하기 힘든 증상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병원에서는 약 5년 간의 "호르몬치료"를 제안하면서 호르몬제만 먹는 방법과 함께 2년 동안 월경을 중지시키는 치료법을 권했다. 

이를 위해서는 매월 1회 병원을 방문해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의사는 더 출산할 계획이 없다는 말에 은근히 후자의 치료를 권하는 눈치였다.

나는 호르몬제만 먹는 것을 선택했는데, 다시 출산을 하지 않더라도 이런 식으로 병원을 주기적으로 다니며 내가 환자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주입받으며 살아야 하는 상황이 싫었다.

앞의 예들과 좀 다른 경우지만, 그래서 이것도 참 잘 한 것 같다.

 

물론, 지금까지는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객관적으로 검증된 것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 병과 관련해 내가 주체가 되어 치료를  결정하고 싶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의사들의 요구와 제안에 아무 판단없이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해서 선택하는 것, 내 몸의 주인이 되는 것 그래서 세월이 지나 그때 내가 '정말 잘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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