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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해외여행

프랑스의 숲(forêt)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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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프랑스 서북부 푸제르(Faugères)라는 도시에 있는 '푸제르숲'이다.
아름드리 키큰 활엽수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숲속은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늘 우리나라에서 산만 경험한 나로서는 평평한 땅위에 형성된 유럽의 (forêt) 참으로 낯설다.

우리나라에 이런 숲이 있었다면, 벌써 다 없어졌을 것이다.
물론, 프랑스도 과거의 많은 숲들은 경작지나 도시의 확장을 위해 파괴되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
여전히 남아있는 얼마 안되는 숲은 우리 몸의 허파처럼 귀하게 여기고 있지만, 이마저도 계속해서 파괴되고 있다고 한다.



푸제르숲은 전형적인 '레이닝 포레스트'(raining forest: 비내리는 숲) 형태이다.
비가 많이 내리는 고장의 숲은 수피 위에 이끼들이 가득 뒤덮혀 있다.
이런 나무들로 가득찬 숲은 축축하고 음산하다.
서양의 옛날 이야기속, 헨젤과 그레텔이나 백설공주가 길을 잃고 헤맨 무서운 숲은 이런 숲이었을까?
'빨간모자' 소녀가 늑대를 만난 숲도 바로 이런 숲이었겠구나, 생각하면 더욱 으스스 무서운 느낌이다.



비가 많이 내리는 프랑스에서 겨울에는 온통 숲길이 진흙탕으로 변해 숲을 거닐 수 없다.
우리가 푸제르숲을 방문했을 때는 나뭇잎들이 햇볕에 눈부시게 반짝이는 날씨가 참 좋은 7월 한여름이었다.



숲속에서는 표시된 길을 따라 잘 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길을 잃어 금방 막다른 길에 닿거나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이다.
푸제르숲을 방문했을 때도 바로 위 사진속 표시를 발견하지 못해 곧장 걸어갔다가 우리가 가려던 길을 찾지 못한 채 한참을 헤매었다.
다시 되돌아 나와, 저 표시를 발견하고 나서야 우리가 왜 길을 잃었는지 알았다.
프랑스에는 트레킹코스마다 '발리사주'(balisage)라고 불리는 안내표시가 잘 되어 있다.
저 표식은 바로 앞 길에서 왼쪽으로 꺽어져서 가라는 뜻이다.
오른쪽으로 열린 꺽쇠는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열린 꺽쇠는 왼쪽으로 가라는 표시이다.



하양과 빨강 두 줄로 된 표시는 '그랑드 랑도네'(grande randonnée:대단한 트레킹)코스로, 프랑스가 국가적으로 지정한 트레킹코스를 의미한다.
또 노랑과 빨강 줄은 '그랑드 랑도네 드 뻬이'(grande randonée de pays: 지방의 대단한 트레킹)는 지방에서 정한 트레킹 코스이다.
프랑스에는 이 두 트레킹 코스들이 약 65,000km에 이른다고 한다.
또 노란색 한줄로 된 트레킹코스도 있다.
이 코스는 산책코스(promenade & randonée)로, 한나절 걸을 수 있는 최대 20~25km(약 8시간)거리로 정해져 있다. 프랑스에는 이 PR코스만도 115,000km가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위 사진속 표시는 이 길은 '그랑드랑도네'에 해당하는 길이라는 뜻이고 저 표시는 직진해서 계속 가라는 표시이다.
아래 노랑 표시는 이 길은 PR코스기도 하며, 자전거도 달릴 수 있다는 표시이다.



그러다가 만난 이 발리사주는 그랑드 랑도네 길은 직진으로 계속 이어지는데,  PR코스는 이제 끝이 났다는 표시이다. 

길이 없다는 안내는 X자로 표시한다.

참고로 말발굽 표식은 푸제르숲에서 처음 보았는데, 이 길은 말도 다닐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이날 우리는 하양 빨강의 그랑드 랑드네 코스를 따라 걸었는데, 푸제르 숲을 끼고 있는 그랑드랑드네 코스는 숲을 나와 들판을 가로질러 다시 깊고 넓은 숲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담고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발리사주를 따라서 다니면, 절대로 길을 잃지 않고 원하는 코스를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이 발리사주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표시되고 있다.
이 사람들의 숫자만도 6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길을 잃지 말라'는 따뜻한 토닥임이 느껴져 발리사주를 따라 트레킹을 할 때면, 길을 잘 알고 있는 든든한 벗과 동행하는 느낌이다.
프랑스를 여행하게 된다면, 유명관광지를 벗어나 발리사주를 따라 걸으며 자연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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