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길, 사라져가는 서울의 골목길

문득, 멈춰 서서

​소금길은 염리동에 있는 골목길이다.

이대 지하철 5번 출구에서 나가면 바로 염리동 소금길로 이어지는 입구를 찾을 수 있다.

​좁고 비탈진 평범한 주택가 골목길을 중심으로 여러 이름의 산책로들이 '소금길'이란 이름으로 모여 있었다.

나는 언젠가 걷기 좋은 서울의 골목길로 소개된 소금길에 대한 정보를 읽고 꼭 한번 이곳을 가보고 싶었다.  

​입구 큰 안내판엔 소금길을 알리는 지도들이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었다.

이 지도들은 소금길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잘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어디로 향해야 할까?' 잠시 망설이면서 눈앞에 보이는 골목길을 향해 몇발짝 떼니, 예쁜 이정표가 나타났다.

라일락길을 향해 걸어가야겠다. 

​골목에는 정말 예쁜 장식들이 많았다.

벽에 그림이 그려져 있기도 하고, 담장에 조각품이 놓여 있기도 하고...

이렇게 재밌는 놀이판들도 그려져 있다.

소금길을 걸으면서 대문밖을 꾸며놓은 아름다운 장식품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길바닥에 그려져 있는 재밌는 놀이를 하며 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소금길은 노란표시와 함께 이루어져 있다.

전봇대에도 노란 칠이 되어 있고, 골목길 바닥에도 노란표시가 점점으로 이어져 있다.

이 노란 표시들만 따라 가면 길을 잃지 않으면서 소금길을 걸을 수 있겠다.

게다가 골목 중간중간에 위험한 상황을 만났을 때, SOS신호를 보낼 수 있는 버튼도 설치되어 있다.

'버튼을 울릴 일이 꼭 있을까?' 싶지만, 이런 안전장치가 있다면 이곳에서는 위험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줄어들 것 같다.

시민들이 안전하게 산보할 수 있는 길을 꾸미려고 지역주민들이 무척 애를 많이 썼다는 인상을 준다.

그런데 어쩐지 골목길이 심상치가 않다. 

​상점문이 완전히 닫혀 있는 데가 너무 많고, 인적이 느껴지지 않는 집 대문앞에 경고문들이 붙어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이곳은 곧 헐릴 예정인 골목길이었던 것이다.

재개발지역으로 평가되어 곧 새로운 동네로 탈바꿈할 예정이라는 표시들!

그러고 보니, 골목길에는 집을 떠나면서 버리고 간 몸짓 큰 생활 쓰레기들이 어수선하게 쌓여 있었다.

사실, 이 골목의 집들은 여전히 아주 쓸만하고, 낡고 허름한 데는 하나씩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을 하면, 정겨운 동네를 유지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드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 집들을 싹 밀어내고 여기에 고층 아파트들이 건설될 모양인가보다.


서울의 많은 마을들이 이렇게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그 현장을 지켜보는 마음이 좋지가 않다.

획일적인 아파트 단지보다 이렇게 정겨운 골목길을 끼고 있는 단독주택 동네가 더 아름답지 않나?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전통적인 마을이 사라지는 건 너무 마음이 아프다.

​골목을 돌아나오다  빛 좋은 담장 아래 놓여 있는 화분들도 보았다.

채소와 화초들이 싱그러운 모습이다.

싱그러워서 더 슬픈, 

곧 사라질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