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물려받은 것들

재밌는 어린이 책

​프레데릭 베르트랑 글/그림, 최윤정 옮김, 내가 물려받은 것들

'내가 물려받은 것들'이라는 그림책은 언니와 오빠에게서 물려받은 옷을 입으며 자라고 있는 한 어린이의 이야기이다.

이 어린이는 책가방조차 아버지가 어렸을 때 썼던 것을 선물받아 쓴다.

그 가방은 아버지가 어린시절에 그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니, 역사가 느껴지는 물건이다. 

​나도 이 어린이처럼 어렸을 때 늘 언니로부터 옷을 물려받아 입은 아이였다.

내 모든 옷이 거의 다 언니가 입다가 작아진 옷들이었다.

그런 탓에 나는 이 책 속의 아이가 느꼈을 속상함이 마음으로 너무 잘 이해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언니 옷은 내게 너무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이었다.

귀엽고 예쁜 언니의 공주같은 원피스들은 말괄량인 내겐 얻어 입은 티가 줄줄 났다.

다행히 나한테 어울리건 말건 예쁜 원피스를 좋아했던 덕에 엄청 어색한 내 모습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즐겁게 입고 다닌 건 참 다행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어른이 되어 본 어린 시절 사진 속, 전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내 모습은 진짜 웃기다.ㅋㅋ

이 책의 주인공 소녀는 온통 언니들과 오빠 옷들뿐인, 자기보다 더 어린 동생의 처지를 떠올리며 자기 상황을 위로하는 걸로 이야기는 반전을 맞이한다.

이 책은 어린이 책은 교훈을 꼭 줘야 한다는 부담없이 아이들이 자라면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충분히 재밌는 그림책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새옷을 입었을 때 좋은 점뿐만 아니라 언니나 오빠로부터 옷을 물려받았을 때의 장점도 함께 생각해보는 건 좋겠다.

다 나쁜 점만 있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에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잘 생각해보면 좋은 점도 있다는 걸 스스로 생각해낸다면 훨씬 긍정적인 자세로 언니, 오빠의 옷을 입지 않을까?

내가 경험한, 그러나 한번도 그림책의 소재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소재를 그림책으로 다룬 점이 신선했다.

그래서 아주 재밌게 보았다.

나를 어린시절 추억속으로 이끌고 간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