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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오미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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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나와 작은 농촌마을을 한참 달려, 우리가 탄 차는 좁고 경사가 급한 산길로 접어들었다.

반대방향에서 자동차라도 나타나게 된다면, 누구든 한명은 한참을 뒷걸음질쳐야 하는 너무 좁고 꼬불꼬불한 길이었다.

길 양옆으로는 산자락을 개간한 농토들이  그래도 많다.

너풀거리는 큰 잎을 단 식물이 뭔가 무척 궁금했는데, '담배'라고 했다.

처음 보는 신기하기만 한 담배잎을 자동차 유리창너머로 슬쩍쓸쩍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자동차 여행은 편한데, 흥미로운 것을 발견해도 길을 멈추고 구경하고 갈 수 없는 점이 나쁘다.ㅠㅠ

실제로 여행을 하다가 길을 멈춰 눈길이 가는 것들을 보고 감동하고 하고 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조금 아쉬웠다.

'진짜 여행의 즐거움은 이런 데에 있는데...' 생각하면서, 편하게 이동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다가 발견한 오미자밭!

담배처럼, 빨간 열매들이 주렁주렁 터널을 이루며 열려 있는 덩굴식물이 뭔지 알 턱이 없는 내게 안내를 하신 분은 '오미자'라고 알려 주셨다.

"오미자 나무가 저렇게 생겼구나!"

나는 탄성을 질렀다.

봄철에는 늘 오미자 우린 물을 마시고 있는 나로서는 오미자 나무에 매달린 열매들이 너무 반가웠다.

마침, 오미자밭은 우리가 도달한 곳에서 몇발짝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나는 굳이 오미자 밭을 구경하려 갔다.

직접 보니, 역시 좋다!^^

아직 계절이 계절인 만큼, 오미자가 익지는 않았다.​

호흡기에 특히 좋다는 오미자는 내가 특히 즐겨 마시는 음료이다.

말린 오미자를 그저 생수에 담가 놓으면, 빨갛게 오미자가 우러난다.

아무것도 더 첨가하지 않고 나는 물대용으로 오미자물을 자주 마신다.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할 때, 천식이 심한 내가 아주 선호하는 음료이다.

어머니나 우리 남매들은 그 시큼털털한 오미자물을 어떻게 그렇게 잘 마시냐며 놀라는데, 효소로 제조한 단 오미자음료보다 순수하게 오미자만 우린 것이 깔끔하고 맛나다.

뭐든 다 입맛들이기 나름이라는 생각을 나는 오미자물을 마시면서 한다.


이날, 오미자나무를 직접 봐서 정말 좋았다.

그런데 이 오미자밭에는 모기가 너무 많아서 사진만 겨우 찍고 도망나오듯 재빨리 돌아나왔다.

모기들 때문에 좀더 자세히 관찰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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