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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잉글리쉬라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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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토록 찾던 '잉글리쉬라벤다'를 꽃집에서 발견했다.

꽃이 총총 매달렸을 때에야 나는 이 아이를 알아볼 수 있었다.

바로 이 품종의 라벤다를 구하기 위해 나는 엄청 많은 다른 라벤다들을 잘못 알고 사기도 했다.

막상 집에 돌아와 자세히 살펴보면 아니고, 아니고...ㅠㅠ

그래서 본의 아니게 우리 집에는 다양한 품종의 라벤다가 엄청 많은 상태였다.

그러나 꽃을 보니, 이 아이가 분명해 보인다.

​꽃이 예뻐서일까?

화분하나에 2,500원이나 한다는 이 잉글리쉬라벤다를 나는 거금을 들여 두 개나 사갖고 왔다.

확실이 내가 프랑스에서 즐겁게 키웠던 바로 그 라벤다가 분명하다.

이렇게 잉글리쉬라벤다 화분 두 개를 사온 건 두 달 전 6월의 일인데...

그러나 그 사이 날씨가 너무 더워지면서 잉글리쉬라벤다는 죽고 말았다. 게다가 두 개 다~ ㅠㅠ


우리 집에서 1년 넘게 산 아이들은 다소 힘에 부치는 듯 하지만, 잘 견디고 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은 너무 어리고 아직 적응을 못한 상태여서인지 몰라도 얼마전 모두 죽어버렸다.

결국, 추억의 라벤다를 키우고 싶은 내 열망은 무참히 꺾기고 말았다.

나는 너무 실망해, 다시는 잉글리쉬라벤다를 구입하려고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너무 더운 올여름 날씨를 탓해야 할까?

그럼에도 잘 보살피지 못한 자신을 탓해야 할까?

원인이 어떻건 마음이 너무 아프다.ㅠㅠ

이 사진은 프랑스에 살 때,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던 잉글리쉬라벤다 모습이다.

아주 작은 화분을 하나 사다가 키웠는데, 어찌나 잘 자라던지 소담스럽게 꽃을 피우고도 왕성하게 번식해서 돌아올 때는 아파트 화단 빈 자리에 심어놓고 왔다.

귀국하기 직전, 우리가 심은 꽃이 시든 뒤의 잉글리쉬라벤다 모습이다.

화단에서 더 건강하고 무성하게 자라고 있을 바로 라벤다가 보고싶다.

잉글리쉬라벤다는 추억의 라벤다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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