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소백산 여행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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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여행한 소백산의 한 계곡 풍경이다.

폭염경보가 내려지던 한여름이었는데, 소백산 깊은 산속은 서늘하기조차 했다.

우리는 그곳에 가서 죽령옛길도 걷고 유명하다는 단양8경 중 하나를 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산속 숙소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는 야트막한 계곡에서 차를 세우고 모두 내렸다.

모두들 물가로 내려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모두 신발을 벗었다.​

​그러고는 물속에 발을 담궜다.

물이 시원하다 못해 발이 시릴 정도다!

​바닥이 훤히 드려다 보이는 맑은 계곡 물속에 발을 담그고 있자니, 그냥 첨벙 물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남자들은 웃통을 벗고 등목을 하기도 했고, 몇몇 여자들은 머리를 감았다.

나도 물속에 머리를 박고 훌훌 헹구었다.

머리속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우리가 묵었던 곳은 스님이 한 분 기거하시는 아주 작고 소박한 암자가 있는 곳이었다.

그곳 텃밭 가장자리에는 샘이 솟아나고 있었다. 

우리는 샘물을 받아 맛을 보기도 했다.

물이 아주 달다.

너무 평화로운 이곳은 잠자리조차 머리에 앉으면, 쉬이 떠날 줄을 몰랐다.

고추잠자리가 나는 것으로 보아 곧 가을이 올 것 같다.

​​정자 추녀밑에서는 옥수수가 마르고 있었다.

'씨를 받으려고 말리시나?'

그래도 씨를 받는 걸로는 옥수수가 너무 많다 싶어, 나는 스님에게 여쭈어 보았다.

"뭣에 쓰시려고요?" 여쭙자,

 "겨울에 강냉이를 튀겨 먹으려고요!" 하신다.

뻥튀기를 먹으려고 옥수수를 말리고 계시다는 스님의 말씀이 너무 귀여워 나는 푸슬푸슬 웃었다.ㅎㅎ

이곳은 한여름인데도 서늘하다 못해, 추울 지경이었다.

잠을 자기 위해서는 아궁이에 불을 때야만 하는 정도!

믿기지 않겠지만, 우리는 정말로 이렇게 아궁이에 불을 때고 따뜻한 방에서 잤다.

1박 2일밖에 안되는 짧은 일정이라 잠깐의 나들이 정도로 생각했는데, 돌아오는 길 고속도로에서 후끈후끈한 더위를 만나자, '내가 피서를 다녀온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여름에는 '집이 가장 시원하다'고 생각하면서 여행은 피하는 편이었는데, 집보다 시원한 데가 실재로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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