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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어린이 책

3일 더 사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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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 쿠르종 글/그림, 이정주 옮김, 3일 더 사는 선물 (씨드북)

​이 책은 '새롬이'라는 토끼와 그의 증조할아버지의 이야기이다.

새롬이는 매일 학교가 끝나면 증조할아버지댁에 가서 할아버지와 시간을 보는 걸 좋아한다.

새롬이는 그사이 몰랐던, 증조할아버지는 연세가 엄청 많은 이유를 알게 된다.

​할아버지는 오래 살고 싶어하는 마음 때문에 언젠가부터 지인들로부터 매년 '3일 더 사는 선물'을 받고 계셨던 것이다.

친구들도 많고 친척들도 많은 할아버지께서 해마다 3일에 3일을 계속 더하다 보니, 이렇게 오래살게 되셨다고 한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이제는 더이상 3일 더 사는 선물을 받고 싶지 않아, 지쳤거든..."이라고 새롬이에게 말씀하신다.

그러면서 "돌아오는 생일에는 책이나 노래가 담긴 시디, 영화 디브이디를 선물로 받고 싶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생일 선물로 가득 책과 시디, 디브이디를 선물로 받았다.

그렇게 선물로 받은 것들을 즐겁게 읽고, 듣고, 보시다가 어느날 할아버지는 돌아가신다.

이 책은 단순하게 죽지 않고 오래오래 사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아이들이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사람들은 오래 살고 싶어하지만, 그렇다고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걸 원하는 건 아니라는...

그러나 할아버지가 그만 살고 싶어하는 이유가 그저 '지쳤다'는 것만으로는 구체적이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그만 살고 죽기를 원하는 인간의 절실한 마음이 좀더 호소력있게 표현되었다면, 훨씬 감동적인 책이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오래오래 살고 싶지만, 영원히 사는 건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어쩔 수 없어서 죽는다'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넘어, 좀더 적극적으로 '우리는 죽기를 원한다'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다루고 있는 점은 흥미롭다.

작게나마 죽음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에서 자세하게 나오지 않은 할아버지가 '죽기를 원하는 이유'를 '3일 더 사는 선물'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도 좋겠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을 가져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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