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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한 목공예가의 작업실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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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사시는 한 아마추어 목공예가의 작업실 모습이다.
그저 담장에 기대어 지붕을 얹은 작은 공간일 뿐인데, 이 작업장을 통해 생성되는 물건들이 범상치 않다.
수년 전부터 여러 차례 이댁을 방문했지만, 작업장 사진은 지난번 여행 때 처음으로 찍었다.



쓰기 좋게 공구들이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작업대의 모습이다.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끌과 톱들이 질서 정연하게 꽂혀 있다.



빛깔 좋은 나무들이 작업장 한 귀퉁이에 세워져 있었다.
이 나무들이 멋진 작품들로 재탄생 되는 것이다.



나무들 가격이 결코 싸지 않다.
실제로 이 공작인은 무척 검소하신 분인데, 수입 상당 부분을 나무와 공구구입에 쓰고 계시다고 한다.



1년 사이에 텃밭으로 향하는 뒤뜰의 문이 바뀌었다.
이곳에 있던 엉성한 문을 고쳐서 지붕까지 말끔히 새로 만드셨다.



그런데 한 벽면을 이렇게 마감하셨다.
돌담으로부터 튀어나온 돌을 그대로 드러내어 놓으신 것이다.
나는 이분의 작품의 바로 이런 점이 마음에 든다.
완벽하게 만들기에는 결함이 있는 걸 이용해 완벽한 것보다 더 완벽하게, 더 아름답게 만드신다.
이 문에 저 돌이 없었다면, 얼마나 단조로웠을까?
세련되고 맵시있게 잘 빠진 대문에 장인의 자유로운 정신이 담긴 디자인이다. 



이건 직접 지으신 별채, 한 쪽문 앞에 만든 툇마루이다.
한옥에 딸린 작은 툇마루이고, 구조도 어디를 보나 한옥이 분명한데, 한옥의 툇마루 같지 않다.
그건 아마도 비율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분의 작품은 비율이 낯설어, 한옥이 한옥처럼 안 보이고 무척 현대적이면서 세련되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아래 링크는 직접 지으신 한옥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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