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도시의 평범한 공동묘지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해외여행

이 사진은 프랑스 서북부에 위치한 비트레(Vitré)라는 작은 도시의 공동묘지를 갔을 때 찍은 것이다.

비트레 중심가 한켠에 위치해 있는 이 공동묘지를 간 건 가늘고 아스라한 11월 햇볕이 길게 드리운 아침이었다.

불뚝 솟아오른 언덕위에 자리잡은 공동묘지에서는 마을의 넓은 들판이 훤하게 바라다 보였다.

프랑스의 전형적인 묘지 풍경이다.

아마도 직사각형의 납작한 석조물 밑에 관을 놓는가 보다. 

그 위에 십자가가 세겨져 있기도 하고 아에 십자가를 따로 세워놓기도 한다.

또 조각품으로 장식된 무덤은 드물고 특별해 보인다. 

묘지들은 개인묘지도 있지만, 조금 큰 규모의 가족묘지들도 있다.

위 사진속 바로 앞, 자주빛 대리석으로 된 묘지는 Babin씨의 가족의 묘지이다.

프랑스에서 묘지 앞에 바치는 꽃들은 주로 생화로, 주로 화분에 담겨져 있다.

그러고보면, 비트레에 있는 이 공동묘지에는 꽃들이 어느곳보다 많이 놓여 있었다.

아직도 시들지 않은 꽃들이 제법 많다.  

프랑스의 공동묘지에서는 지인의 묘소를 참배하러 오는 사람들을 드물게 만날 뿐, 대체로 매우 고요하고 적막하다.

난 햇살이 좋은 날은 따뜻하고 고요한 공동묘지에 놓인 벤치에 않아 있는 것도 좋아한다.  

여행지에서 공동묘지는 관광지의 수선스러움을 피해, 감깐 동안 죽은 사람들과 함께 고요속에 침잠해 있을 수 있는 시간이다.

공동묘지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지만, 여행을 갔다가 공동묘지를 빼놓지 않고 드나드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사진은 비트레 공동묘지에서 내려다 보이는 소박한 가정집을 찍은 것이다.

울타리 안에 작은 텃밭을 갖춘 평화롭기만 한 프랑스 시골의 전형적인 농가의 모습이다.

비트레에서 이 공동묘지를 들어가지 않았다면, 발견할 수 없었던 풍경이다. 

그래서 공동묘지를 가는 건 여행의 하나이고, 이곳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들여다보는 일이고,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삶을 발견하는 일이다.